부산과 일본 후쿠오카를 오가는 여객선이 선체 균열로 물이 새는 상태에서 운항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세 달 넘게 은폐했는데, 그 사이 무려 5만 명의 승객이 위험한 항해를 했습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에서 일본 규슈 후쿠오카를 3시간 40분만에 갈 수 있는 일본 고속 여객선 '퀸 비틀호'.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이용하는 여객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여객선이 돌연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뱃머리에 균열이 생겨 물이 샌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본 운영사가 이를 숨긴 채 3개월 이상 운항을 한 것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운영사 측은 올해 2월 배에 물이 샌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침수를 감지하는 경보 센서의 위치를 바꿔 경보를 울리지 않도록 했고 펌프로 물까지 퍼내는 등 5월 말까지 누수 사실을 감췄습니다.
이후 침수가 1m까지 되면서 더 이상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한 뒤에야 마치 지금 누수가 발생한 것 처럼 일본 국토교통성에 보고했습니다.
이런 부정은 이달 초 국토교통성의 불시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침수 사실을 처음 알게 된 2월부터 5월까지 이 여객선을 이용한 승객 수만 5만5000명에 달합니다.
운영사는 은폐를 지시한 사장을 교체하고, 어제부터 퀸 비틀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퀸 비틀호 일본 운영사 관계자]
"국토교통성의 감사가 들어가 있어 안전성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당분간 운행이 중단됩니다."
운항 취소 결정에 관광객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됐습니다.
[김다솜 / 퀸 비틀호 취소 승객]
"이번에 여행 몇 달 전부터 준비했는데 이런 일 생겨서 되게 실망스럽고 불안감도 커지고."
일본 현지 언론들도 일본 운영사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