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제 때 돌려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 보증금을 대신 변제해줬지만, 정작 임대인에게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HUG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 및 회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변제 회수율이 100%였던 것이 올해 8월 기준 8%로 급락했습니다.
HUG는 '전세 보증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대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전세 보증금을 대신 변제해주고 그 돈을 임대인에게 차후 받아내는 '대위 변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위 변제 회수율은 2017년에는 회수율이 100%를 기록한 후 △2018년 95% △2019년 91% △2020년 74% △2021년 52% △2022년 29% △2023년 15% △2024년 8월 8%를 기록했습니다.
변제액 규모는 2017년 34억 원에서 2023년 약 3조5000억 원으로 약 1000배가량 올랐습니다. 결국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들에게 지급하는 돈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작 임대인에게 돈을 받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겁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제도를 운영하며 악덕 임대인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HUG 측은 부동산 침체 상황으로 회수율이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HUG 측은 맹 의원실에 "회수가 되지 않을 경우 경매 절차를 실시하는 데 통상 2년 정도가 소요된다"며 회수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맹 위원장은 "장기 미회수 금액을 방치하게 되면 HUG의 재정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기 미회수 금액에 대한 회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악덕 임대인에 대해서도 처벌 강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