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천국'이라 불리는 중국은 앱 하나면 모든 생활이 가능할 정돕니다.
이런 편리함 이면엔 저임금에 열악한 환경에 놓인 배달 기사들이 있는데요.
흉기 피습부터 과로사까지 배달기사 수난시대를 세계를 가다, 이윤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 일찍 배달 업체 유니폼을 챙겨입고 집을 나서는 29살 중모 씨.
5년차 배달기사인 중 씨는 배달 접수부터 확인합니다.
[현장음]
"새로운 주문이 접수됐습니다. 빨리 확인하세요."
빠르게 달려 상품을 받은 뒤고객에게 전달하면 받는 돈은 우리 돈 약 1100원.
[중모 씨 / 배달기사]
"안녕하세요. 배달 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하루 13시간 동안 100건 정도 배달해 쥐는 돈 11만 원은 고향의 가족에게 보냅니다.
[중모 씨 / 배달기사]
(어떤 이유로 배달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다니던 회사가 부도 났어요."
최근엔 수입이 예전 보다 못 합니다.
[중모 씨 / 배달기사]
"배달 기사가 점점 늘어요. 파이는 작은데 먹으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죠."
중 씨처럼 중국 최대 배달 업체 한 곳에 등록된 배달 기사 수는 코로나19 기간 745만 명까지 폭증했습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14억 인구 중 1200만 명이 배달 기사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뛰어들 수 있는 배달기사는 취업난과 실직에 처한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해 위험에 수시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배달이 늦으면 벌금을 내기 때문에 신호위반과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일상이 됐습니다.
배달업체의 직접 고용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비와 보험료는 고스란히 배달기사의 부담입니다.
취업난에 배달기사 일을 시작한 30대 청년이 아파트 단지 내 오토바이 출입 문제로 경비원과 다투다 경비원의 흉기에 숨진 바 있습니다.
또 경비원 앞에서 배달 기사가 무릎꿇은 사진이 공개돼 집단 시위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사과하라, 사과하라, 사과하라!
최근엔 하루 16시간씩 배달을 하던 남성이 과로사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중국 배달 기사]
"정말 안타깝죠, 배달 기사가 정말 사회 하층민이라서 (생긴 일이죠)."
[량훙다 / 문화 평론가]
"우리는 배달기사가 불공평한 대우를 받으면서 가져다준 복지를 누리는 거에요."
중국 내에선 배달 기사들을 '마구간의 당나귀'에 비교하며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