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사태 속에 맞은 추석 연휴입니다.
부족한 의료진 탓에 이 기간 진료도 차질을 빚을까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채널A 취재진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한나절 가까이 머물면서 상황을 점검해봤습니다.
정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입니다.
환자 치료 중에도 계속되는 전화 문의로 눈코뜰새 없이 바쁩니다.
[현장음]
"안 먹었을 때 더 아프던가요? (아파요.) 속이 비면 더 아프셨어요? (네.)"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피를 흘리며 실려온 노인이 환자분류소를 거쳐 응급실로 옮겨집니다.
하지만 이미 머리가 찢어진 환자가 봉합 수술을 받고 있어 치료 순서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하루 평균 60여 명.
평소 경증환자 비율은 30% 정도인데, 추석 연휴 들어 절반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저녁에도 뇌진탕이 의심되는 어린 아이, 요로결석와 머리 부상으로 구급대에 실려온 노인 환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최중증 환자를 보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도 환자가 몰렸습니다.
[환자 보호자]
"저희 아버지가 심각하시니까 다른 분들은 기다리시라고. 오늘은 그나마 빨리 들어왔고, 저번에 여기로 왔는데 30분 이상 기다리고…"
태반 조기 박리 증상이 온 30주차 임신부는 50분을 기다려서야 응급실에 들어갔습니다.
[사설 구급대원]
"산모인데 그래도 순서에 맞춰서 들어가야 하는데 계속 서 있고. 솔직히 싸우고 들어갔어요. 언제 봐줄거냐 계속 안에서. 찡찡대서 들어갔어요."
추석 연휴를 겨우 버티고 있는 의료진은 연휴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박준범 / 순천향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몇 개월 안에 더 많은 과들이, 더 많은 질환들이 응급의료나 배후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채널A 뉴스 정성원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김석현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