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정치적으로 나를 죽이고, 국민 선택권을 빼앗는다”고 비난했습니다. 검찰이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한 직후 최후 진술을 통해 내놓은 반응입니다.
◆“대통령 정적이라 없는 사건 만들어 감옥 보내려 한다”
이 대표는 오늘(20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검사는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의 정적이라고 해서 권력을 남용해 증거를 숨기고, 조작하고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감옥 보내려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 배임,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성남FC 제3자 뇌물, 대북송금 사건을 언급하며 “예전 검찰은 최소한 없는 자료를 만들어내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걸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증거 위조’는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과 함께 찍힌 사진을 언급한 겁니다. 출장 사진 2500장 중, 김 전 처장과 함께 있는 사진만 선별해 증거로 제출했고, 여러명이 같이 찍힌 사진도 서너명만 보이게 잘랐다는 주장입니다.
백현동 개발 특혜가 ‘국토부 협박 때문’이라고 한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선별적으로 증거를 왜곡한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백현동 비리로 유죄를 선고받은 김인섭 씨와 통화하는 내용 중엔 이 대표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볼 대화 내용도 있는데, 이 내용은 증거에서 빠져 있다는 겁니다.
◆11월 15일 1심 선고… 고개 숙인 이재명, “제 운명일 것”
검찰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던 이 대표는 재판장을 향해선 고개를 숙인 뒤 “제 운명이겠다”며 “개인적 삶이 어떻게 될지 저도 알 수 없다”고 한탄했습니다. 과거 ‘친형 강제입원’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최종 무죄를 받았던 사건을 언급하며 “명색이 대선 후보라는 사람이 일부러 거짓말을 했겠느냐”고 호소했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하는 순간에는 눈을 감고 검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일부 이 대표 지지자들은 냉소적인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검찰의 무리한 권력 남용 때문에 다 훼손되게 생겼다”며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재판장을 쳐다보면서는 “말이 길어 죄송하다, 고맙다”며 최후 진술을 마쳤습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재판은 오전 이 대표에 대한 신문을 거쳐 검찰의 구형, 이 대표 최후 진술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재판은 9시간을 넘겨 오후 8시쯤 마쳤습니다. 재판부는 11월 15일로 선고기일을 잡았습니다.
◆검찰, 징역 2년 구형…양형기준 최고형 요청
이날 검찰이 구형한 징역 2년은 대법원이 정한 양형기준에서 가장 무거운 형량입니다. 양형기준상 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최대 징역 2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대선 여론조사가 박빙인 상황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대장동 개발의혹과 백현동 특혜 비리 의혹에 관해 거짓말을 반복해 죄질이 나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실형을 구형한 사유로 제시했습니다.
검찰은 고 김문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도, 이 대표가 조문도 하지 않고 법정에서 ‘하급직원’이라며 거짓진술을 반복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에 관해서도 “비리를 감추려고 아무 관련없는 국토부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성남시 공무원의 허위진술을 유도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검찰이 구형한대로 실형이 선고되거나,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된다면 이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잃습니다. 향후 5년간 공직 선거 출마도 제한돼,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집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선관위에서 보전해준 선거 비용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