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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넉 달 지웠는데…흔적 남은 경복궁
2024-04-30 19:35 사회

[앵커]
지난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던 경복궁 담장 복원이 마무리됐습니다. 

망치와 끌로 벗겨내고 아세톤 같은 화학 제거제로 문지르고,넉 달 동안 250명이 투입됐는데, 예전 모습으로 온전히 되돌리진 못했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10대 두 명이 푸른색과 붉은색 스프레이로 38미터 낙서테러를 했던 경복궁 담벼락, 넉달에 걸친 복원작업이 끝나 다시 가봤습니다.

가림막을 철거하자 낙서가 있던 경복궁 담장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경복궁 방문객]
"(복원되니) 좋지. 이런 거 좋게 하느라고, 원상태로 복구하려고 얼마나 애를 썼겠어."

[강민기 / 서울 종로구]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아서 기분은 되게 좋은데 이것도 돈 무지하게 들었겠다, 이런 생각도 좀 드는 것 같고…"

낙서가 발견된 다음날부터 시작된 복원 작업, 시너로 스프레이 잉크를 지워보려 했지만 추운 날씨 탓에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소용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망치와 끌로 조금씩 표면을 긁어냈고 레이저를 쏴 박피하듯 벗겨냈습니다.

이런 작업이 석달간 이뤄졌고 4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세척제, 아세톤 등 화학약품이 투입됐습니다.

담장 벽돌 크기에 맞춰 자른 젤란검 시트인데요. 이번 복원 공사에 이런 시트 2백여 장이 사용됐습니다.

젤란검은 해외에서 고문서에 묻은 오염물을 없애는 제거제인데 국내 문화재 복원에 처음 쓰인 겁니다. 

투명한 젤 형태인데 낙서가 된 곳에 붙여 미세하게 남은 잉크를 흡수하기 위해섭니다.

[정소영 /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한 가지 (복원) 방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게 어려웠다는 부분이 제일 힘들었던 부분 같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낙서테러 이전의 모습으로 온전히 되돌릴 순 없었습니다.

낙서로 새겨졌던 문구의 흔적은 검푸른 모습으로 남았습니다.

[정소영 /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낙서 흔적이) 외부에 노출된 상태로 바람도 맞고 비도 맞고, 자연스럽게 노화가 진행되도록 그 정도로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복원작업 4개월, 250여 명이 투입됐고 1억 원 넘는 비용이 들었습니다.

문화재청은 정확한 복구비용 산정이 마무리되면 낙서 테러범들에게 청구할 방침입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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