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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혼밥 달래는 폰밥과 밥모임
2017-02-22 20:05 뉴스A

요즘 혼자 밥 먹는 사람들 참 많죠.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늘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가 식구가 된 시대, 이른바 '폰밥족'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범석 이다해 구가인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회사로 들어가는 직장인 설효진 씨.

직장 동료와 인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앉자마자 쌓인 업무를 보고, 오후에 이어지는 업무 회의까지, 바쁜 일과를 마칩니다.

퇴근 후 찾은 식당, 홀로 맞는 저녁상 밥그릇 옆에 휴대전화를 두고 동영상을 보며, SNS로 친구들과 주말여행 계획도 세웁니다.

[설효진 / 직장인]
"휴대전화에 나오는 내용에 치중하면서 밥을 먹다 보니 외롭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520만 가구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혼자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의 경험도 높은 수준인데요. 이들의 곁에는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가 있습니다. 혼밥이 아닌 '폰밥'을 먹는 거죠. 이 직장인도 그렇습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살 물건을 검색하는 것도 빠지지 않는 일입니다.

[박승한 / 직장인]
"시간이 절약되는 것도 있고 정보를 얻는 차원에서 휴대전화를 보면서 식사를 합니다."

혼밥 경험이 있는 10명 중 8명 이상이 밥을 먹으며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준상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제는 스마트폰과 같은 정보 기기가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것처럼 식구의 역할을 하는 개념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함께 밥을 먹어주는 영상을 담은 DVD가 나오는 등 '폰밥족'을 위한 시장이 열리는 분위기입니다.

앞에서 보신 것처럼 휴대전화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옆에 두고 밥을 먹는 이른바 '폰밥족'이 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채널A가 리서치 전문업체 엠브레인과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 이상이 나만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했고, 외로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로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니 뉴스 검색 등 인터넷 서핑이 가장 많았고 동영상 시청, 온라인 인맥 관리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폰밥'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인 시각이 부정적 시각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지만 세대에 따른 시각 차이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함께 밥을 먹을 사람을 구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구가인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퇴근길에 끌고 온 정체불명 트렁크. 다양한 요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월남쌈', 각자 하나씩 재료를 다듬습니다.

이들은 끼니를 함께 챙기는 청년 모임, 힘을 합치니 요리 하나가 뚝딱 완성됩니다.

5000원 안팎의 재료비를 모아 같이 만들고 식사도 같이 합니다.

"같이 북적북적하면 재미도 있고."
"확실히, 더 맛있고."

식사뿐 아니라 생활을 나누기도 합니다.

집을 쪼개 사는 셰어하우스. 한 방에 한두 명씩 거주하고, 부엌과 거실은 공유합니다.

임대료도 아끼지만, 조촐한 식사에도 마음이 넉넉합니다.

[줄리안 흄/남아공]
"셰어하우스의 좋은 점은 절대 외롭지 않다는 거죠. 사람들이 늘 주위에 있으니까."

전문가들은 나홀로족이 늘어도 밥과, 사람의 온기를 나누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홍진표/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피상적으로라도 서로 격려하고 즐거운 시간을 짧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해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의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구가인입니다.

영상취재: 이기상 김용균
영상편집: 이태희 임아영
그래픽: 손윤곤 조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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