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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후배 목죄는 악습의 대물림
2018-02-27 10:59 뉴스A 라이브

오늘은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각 직업별 규율 문화를 짚어보겠습니다.

박건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최근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은 간호사가 있었죠. 그 동료를 만났다고요?

[답변] 네, 숨진 간호사 박 씨와 동료였던 a씨는 박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많이 힘들어 했다며 막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A씨 / 전 서울 OO병원 간호사]
"프리셉터(선배 간호사)가 알려주는 것도 없고 너무 힘들고. 내가 너무 못하는 것 같아서 어떡하냐고… (숨진 간호사가 대학 시절에는)책임감도 강하고 정말 공부도 너무 잘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을 거예요."

A씨 자신도 박 씨와 마찬가지로 태움, 선배 간호사들의 괴롭힘으로 우울증까지 겪었고 간호사 일까지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어느 정도였을까요. 들어보겠습니다.

[A씨 / 전 서울 OO병원 간호사]
"그 상황 자체가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고 아는 것도 다 잊어버리게 만들고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는데 눈빛만 봐도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구나."

[질문 ] 문제는 제2. 제3의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태움은 간호사 업계 전반에 만연한 문제입니다.

현재 입사 6개월째인 신입 간호사 이모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모 씨 / C 병원 신입 간호사]
"수액이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실수로 잘못 봤어요. 그러면 '이게 맞는 거냐' 잘못된 수액을 바닥으로 던진다거나 처치대에 던진다거나…"

전문가와 함께 이 씨의 정신 건강이 어떤지 살펴봤는데,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질문] 태움을 하는 선배 간호사들의 입장도 있을 텐데요. 어떤가요.

네, 취재 과정에서 만난 10년 차 간호사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입 교육까지 맡기는 현재 병원 시스템을 지적했습니다.

자기 일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가욋일처럼 후배 교육을 맡다 보니 차근하게 교육하기보다 윽박지르고 재촉하는 분위기가 된다는 겁니다.

[이 모씨 / 10년 차 간호사]
"가르치는 데만 힘써야 하는데 나는 업무도 보면서 이 애도 보면서 이 애도 돌봐야 하고. 교육하느라 업무가 계속 지연돼요. 그럼 나머지가 이걸 충당해야 하거든요. 그럼 이들도 짜증 나요."

[질문] 이런 괴롭힘은 간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요. 항공사 승무원들도 시달린다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간호사에게 '태움'이 있다면 승무원들 사이에는 '시니어리티'가 있습니다.

서열 잡기 문화인데요, '갑질'뿐만 아니라 기내에서 폭행까지 이뤄진다고 합니다.

[이모 씨 / 전직 국내 항공사 승무원]
"커튼 치라고 그러고 안에서 말로 (욕을 하거나)… 뺨을 맞았다거나. 비행 내내 혼을 내고도 (해외에 가서) 호텔 방을 쓰면서 치킨 같은 거 시켜놓고 네가 내라는 식으로."

[질문] 심각한데요, 우리나라만의 일인가요?

이런 시니어리티 문화는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문화가 싫어 외국 항공사를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은진 / 전직 외항사 승무원]
"(국내는) 시니어를 떠받들어줘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해요. 너무 선배들이 힘들게 하니까 병원에 다니는 친구들도 있고."

[질문5] 직장 내 괴롭힘, 참 심각한데요. 다른 나라의 경우 문제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들을 내놓고 있나요?

프랑스를 보시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는 형사 처벌이 가능합니다.

캐나다에서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사업주에게도 책임을 지게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관련한 처벌 규정 등이 없는 상황입니다.

[한정애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내가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내용으로 2016년에 법안을 내긴 했는데요. 아직 논의조차 시작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가해자나 사업주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안 등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박건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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