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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차 없는 아파트’ 시행에 ‘택배 대란’
2018-04-11 11:43 사회

방금 보신 것처럼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 배송을 두고 주민과 택배기사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죠, 박지혜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 택배 대란의 불을 지핀 건 한 공고문이었다면서요?

네 지난달 12일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관리사무소 명의로 붙은 공고문이 발단이 됐습니다. 

아파트의 '품격과 가치'를 위해 지상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택배기사 대응 요령을 안내하는 내용인데요,

만약 택배기사가 택배를 정문에 두고 간다고 하면 "그걸 제가 왜 찾아가죠? 택배기사님 업무 아니냐"고 말하고, 또 택배기사가 아파트 출입이 어려워 반송하겠다고 하면 "걸어서 배송하기 싫다는 건데 반송사유가 되냐"고 말하라는 지침이 적혀있었습니다.
 
[질문2] 주차장에 쌓인 택배 물량이 적지 않다면서요?

이곳은 단지 안 지상 공간을 '차 없는 아파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사들이 아파트 단지 밖에 있는 주차장에 차량을 대고 택배상자를 수레에 실어 단지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데요,

택배기사들은 이런 방식으로는 개별 가구 현관 앞까지 배달할 수 없다며 주차장에 택배를 쌓아놓는 겁니다.

어제 저녁 7시에 확인해 보니 택배 상자 200~300개가, 제 허리까지 올 정도로 쌓여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주차장까지 내려와 직접 택배를 찾아가야 하는 주민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송선화 / 경기 남양주]
“퇴근 늦게 하거나 그러면 애들을 시켜서 가져와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번거롭죠.”

[질문3]주민들도 택배차량 진입을 규제하고 나선 사정이 있다면서요.

네, 바로 단지 내 교통사고 우려 때문인데요.

1600세대가 사는 이 아파트에선 지난달 지상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택배차량에 어린이와 학부모가 부딪힐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건데요.

아파트측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이만 1천명에 이르는 상황이라, 안전을 위해서는 차량 규제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파트 주민들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윤숙 / 경기 남양주]
"저희 단지 내에서 택배차량 때문에 사고도 있었고 아이들의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김경숙 / 경기 남양주]
“사고에 대해선 예방할 수밖에 없으니까, 사고가 나면 늦어버리잖아요, (택배차량이) 안 들어오는 게 맞아요. 그건 누가 봐도 맞는 상황....”

[질문4] 주차장에 상자를 내려놓을 수 밖에 없는 택배기사들도 물론 할 말이 있겠죠.

네, 어제 저도 어제 택배기사와 동행하며 배달하는 모습을 취재했는데요. 아파트 단지 밖 지상주차장에 차를 대고 단지 내 가장 먼 동까지 손수레에 택배 상자를 실어 이동하면 15분이 더 걸립니다.

중간중간 턱이 있어 수레가 걸려 넘어질 뻔한 상황도 있었는데요.

택배기사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택배기사]
“아파트에 차를 댈 수 있으면 3백 개 정도 물량이면 5시간이면 가능하고요 이렇게 밀고 가면 12시간, 새벽까지 일을 해도 일이 안 끝날 거 같습니다.”

[질문5] 높이가 2.6m인 택배 차량이 높이 제한이 2.3m인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건 사실상 어렵습니다.

아파트 측은 높이가 낮은 차량을 마련해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라고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주민과 택배기사 모두 물러설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오늘 아파트 주민들이 회의를 열어서 이번 사태 장기화를 막기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인데요.

주민과 택배기사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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