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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2인자…풍운의 정치 9단…영욕의 92년
2018-06-23 19:01 정치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많았던 9선의 국회의원, 그리고 네 번의 당 총재와 두 번의 국무총리, 김종필 전 총리의 인생은 한국 정치사, 그 자체였습니다.

영욕의 92년을, 김종석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1926년 충남 부여에서 7남 중 다섯 째로 태어난 김종필 전 총리.

그림을 잘 그리던 충청도 청년이 한국 정치사의 중심에 서게 된 건 8기생으로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195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인 박영옥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1961년 5.16 쿠데타에 적극 가담하고, 초대 중앙정보부장, 최연소 국무총리 등을 지내며 15년 동안 정권 2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신군부에 의해 부정축재자로 몰렸고,

[이태섭 / 당시 비서실장]
"JP가 갑자기 서빙고에 구금이 됐단 말이에요."

7년 가까이 야인 생활을 해오다 1987년 정계에 복귀해 대선 도전장을 던집니다.

[김종필 / 전 총리 (1987년 대선 유세)]
"공명 정대한 선거 관리를 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대권을 이양하고 조용히 물러나시오."

비록 1인자로 올라서진 못했지만, 이듬해 총선에서 35석을 확보하며 '충청 맹주'로 자리잡았습니다.

평생의 꿈인 내각제를 고리로 92년 대선에선 3당 합당으로 김영삼 정권의 출범시켰고, 97년에는 김대중-김종필, DJP 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끌어냈습니다.

[한광옥 / 당시 DJP 단일화협상 추진위원장]
"대통령 후보를 양보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김종필 후보가 주장한 것은 내각제를 주장한 거예요."

끝내 내각제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2004년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정치 9단의 훈수는 신선한 울림을 줬습니다.

[김종필 / 전 총리 (2015년 2월)]
"여야라는 게 의사당에서 싸우지만 밖에 나와서는 술 나눠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여야가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 장례위 부위원장]
"'여백의 정치’라고 말씀 드리잖아요. 물러날 시점을 알고 호흡을 조절할 줄 알고."

충남 부여, 고인은 생전에 만들어둔 묘지에 '국태민안'이라는 네 글자를 새겨넣었습니다.

김종필, 그의 인생철학입니다.

[김종필 / 전 총리 (2016년 출판기념회)]
"제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일상사무사' 여러분께서도 아실 겁니다. 뭘 생각하더라도 똑바로 곧은 정진으로 앞만 보고 생활해 나가라는 가르침입니다."

채널A 뉴스 김종석입니다.

lefty@donga.com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손윤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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