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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깊은뉴스]아이돌 공연 티켓 순간 매진…알고보니 ‘매크로 꼼수’
2019-02-15 19:55 뉴스A

드루킹의 댓글 대량조작 사건으로 매크로 수법이 널리 알려졌지요.

여러 사람의 클릭을,프로그램을 동원해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전문 암표상이 예매 티켓을 싹쓸이할 때도 매크로를 쓰고, SNS 팔로워 숫자 뻥튀기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허욱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

[리포트]
[현장음]
"사랑해."

인기아이돌 그룹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

표가 순식간에 매진되기 때문에 상당수는 웃돈을 내야 합니다.

[아이돌 팬]
"(예매 시작하자마자) 1초 만에 표가 다 사라지거든요. 공연 보려면 전문가(대행업자)한테 맡기는 수밖에 없었어요."

해외 팬들도 다를 바 없습니다.

[아이돌 일본팬]
"대행 이용하고 원가 이상 돈을 내고 입장권 구하는 사람이 많아요. (저는) 지난번 콘서트 갔을 때는 1만 엔 정도? 원가의 두 배 정도 돈 냈어요."

매크로 업체가 입장권을 싹쓸이하는 탓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표를 구매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

팬들은 아예 계약금을 주고 업체에 예매를 맡기거나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 수십 배 가격을 줘야 합니다.

매크로 수법은 과거 음원 차트 순위 조작 같은 사례뿐 아니라, 각종 공연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 예매 등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매크로 조작은 최근 새로운 영역으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들이 영향력 판단 기준인 팔로워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SNS 사용자 K씨 계정의 팔로워 수가 비정상적으로 폭증한 것 역시 매크로의 영향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각광 받으면서 매크로 업체들도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매크로 업체]
"입금 확인되면 바로 작업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업체가 만든 가짜 계정으로 실제 활동하는 계정을 유인해 의뢰인의 계정을 자동 팔로우하게 만드는 수법입니다.

완벽한 눈속임을 위해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 팔로워 수만 늘려주거나 일정 기간 동안 팔로워를 서서히 늘려주기도 합니다.

[매크로 업체]
"하루에 10명씩 총 10일에 걸쳐서 100명을 넣어드리는 작업입니다. 한국인이 더 비싸요."

오래전부터 SNS 활동을 해 온 인플루언서 김혜현 씨.

다른 인플루언서와 연계해 제품 유통을 하다 보니 가짜 인플루언서의 폐해에 민감합니다.

[김혜현 / 인플루언서]
"팔로워 수로 판가름을 할 수가 있거든요. 처음에는 그렇게 접근을 했는데 저희가 막상 사업해보니 팔로워 수가 진짜가 아닌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매크로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가방 등 소품을 취급하는 정모 씨는 협찬 대행을 한다는 가짜 인플루언서에게 속아 물건을 떼였습니다.

[정모 씨 / 대전 중구]
"팔로워 수도 2만 명이 넘고 다른 업체도 홍보하는 분이 먼저 연락이 와서 (제품을) 보냈는데 전화도 안 받고 아이디를 바꾸고 아예 연락이 두절 돼서. 팔로워를 봤는데 산 계정인 거예요."

SNS를 활용한 돈벌이를 원하는 사람과 매크로 업자 간의 거래가 성행하지만 처벌은 쉽지 않습니다.

[김경환 / 변호사]
"IP를 조작하거나 이런 경우는 실제 매크로를, IP를 잡는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크거든요. 매크로 자체를 방어하는 게 쉽지 않아요."

피해 회사나 개인의 고소 고발이 필요하지만 좀처럼 소송에 나서지도 않습니다.

[김승주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일단 업주가 침묵하면 또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침묵하면 법을 아무리 만들어봤자 의미가 없어요."

돈벌이 위한 매크로 꼼수로부터 온라인 생태계를 지킬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채널A 뉴스 허욱입니다.

wookh@donga.com

연출 : 김지희
구성 : 지한결 손지은
그래픽 : 안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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