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김진이 간다]밤 아니야? 먹으면 큰일나는 ‘마로니에 열매’
2019-10-02 20:21 뉴스A

가을이다보니 길거리 곳곳에 가로수 열매가 떨어져 있는데 그 중에 밤과 비슷하게 생겨서 문제가 되는 열매가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진>
도심공원이나 길가에서 흔히 보이는 마로니에 나무! 이 마로니에 열매가 요즘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생김새가 우리에게 익숙한 밤과 흡사해서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마로니에 열매, 과연 밤과는 어떻게 다르고 먹었을 때 위험한 것은 아닌지 제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1913년, 네덜란드에서 고종황제에게 선물로 보내며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마로니에 나무.

요즘은 전국 각지에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고,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도 이 나무 이름에서 따온 겁니다.

<김진>
마로니에 공원에 나왔는데요. 이렇게 큰 마로니에 나무도 보이고요. 마침 마로니에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한 번 보실까요? 자 어떻습니까. 정말 밤과 흡사하게 생겼네요.

NA. 밤과 닮은 생김새 때문에 땅에 떨어진 열매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거나 줍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시민들>
- 이거 찾는 거예요. 이것
- 이것 봐요. (밤이랑) 똑같잖아요. 똑같죠?
- 밤인 줄 알았어요. 밤이 왜 이렇게 크지? (라고 생각했어요)
- 이게 밤 같잖아요. 떨어지는 게
- 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것 보면, 밤이랑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밤 아니에요?

밤과 꼭 닮은 마로니에 열매! 그 맛은 어떨까요?

제가 한 번 살짝 깨물어보았습니다.

<김진>
(뱉고) 생밤도 먹으면 단맛이 나는데 마로니에 열매는 상당히 씁니다. 먹을수록 계속 쓴맛이 올라옵니다.

마로니에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 중에 마로니에 열매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주민들>
- 이걸 먹고 열이 나서 병원에 갔다는 이야길 들었어요.
- 껍질 있잖아요? 껍질을 만져서 알레르기가 일어나 병원 간 사람이 있어요.

마로니에 열매를 먹거나 만진 후, 복통이나 피부 질환 등의 증세가 나타난 경우를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열매의 독성물질 때문입니다.

<이규진 / 내과 전문의>
마로니에 열매는 탄닌, 사포닌, 글루코사이드와 같은 독성물질을
포함하기 때문에 밤으로 착각하고 드시는 경우 홍조, 가려움, 열감, 복통, 설사, 호흡곤란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칫하면 병이 날 수도 있는 마로니에 열매. 그렇다면 밤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이경준 /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명예 교수 >
우리나라 밤 열매는 연한 갈색이면서 끝이 뾰족하고요. 마로니에 열매는 짙은 갈색이면서 훨씬 반질반질하죠. 그리고 열매 표면을 보면 우리나라 밤나무는 밤송이가 가시가 많이 났는데, 마로니에 열매 표면에는 가시가 드문드문 있고요.

밤은 뾰족한 꼭지가 있지만 마로니에는 꼭지 없이 전체가 둥글고 매끈합니다.

그럼 열매 속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잘라보면 밤과 마로니에 모두 비슷한 노란 빛인데요

하지만 익히면 색깔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마로니에 알맹이가 밤보다 더 짙은 노란빛을 띕니다.

이렇게 가끔씩 사람들을 골탕먹이는 마로니에 나무. 그러나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좋아서 사람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좋은 나무입니다.

따라서 모양 구별만 주의깊게 한다면 가로수로서 손색이 없는 나무입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 기자입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