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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이 간다]위험한 스쿨존…과속카메라 고작 4%
2019-10-24 20:17 사회

초등학교 인근 300미터는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그러나 이 구역 안에서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차 사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진이 간다’에서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리포트]
<김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인근의 통학로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은 '스쿨존'. 제가 서있는 이곳도 스쿨존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도로 색깔도 빨갛고,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스쿨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스쿨존의 문제점 취재했습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9살 민식이는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빠르게 달려온 SUV 차량은 네 살짜리 동생 손을 잡고 바로 건너편 엄마 가게로 가던 민식이를 덮쳤습니다.

<김민식 군 아버지>
반대편에서 오는 가해 차량이 속도도 줄이지 않고 전방 주시도 안 했고, 아이들을 치고 나서도 브레이크를 3미터 이상 간 다음에 잡았다는 건 이건 아무리 운전하는 사람이라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평소 바쁜 부모님을 도와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는 민식이.

<김민식 군 어머니>
민식이는 막 예쁜 꽃 있으면 맨날 엄마한테 그렇게 줬어요. (민식이) 키가 이렇게 큰데 어떻게 못 봐.

엄마는 늘 살갑던 민식이 생각이 날 때마다 목이 맵니다.

도로교통법 상 어린이 보호구역은 초등학교 인근 300미터. 민식이 사고 현장 역시 150미터 근방에 초등학교가 있는 스쿨존입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시속 30킬로미터 이하로 서행해야 하지만, 사고 현장은 적색도로 포장은 커녕, 신호등이나 과속 단속 카메라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사고현장 앞 초등학교 학생>
세게 달려요

<사고현장 앞 초등학교 학생>
신호등도 없고 차들이 (길 건너) 갈 때 갑자기 와서 위험해요.

차량 속도가 어린이 교통사고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해봤는데요.

스쿨존 제한 속도인 시속 30킬로미터와, 그 두 배인 60킬로미터 속도의 차량으로 실험해봤더니, 60킬로미터로 부딪친 마네킹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자동차의 속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몸집이 작은 어린이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5년 간 전국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약 2천4백건. 그 중 사망자만 30명이 넘습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앞.

아이들이 횡단보도조차 없는 도로를 줄지어 뛰어서 건너는데, 사고를 막아줄 아무런 안전시설이 없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녹색어머니회>
차가 빨리 달리다 보니까 사고가 몇 번 났어요,

<인근 식당 주인>
애들이 학교 갔다가 뭐 사먹으러 가려고 뛴다고요. (그때) 사고가 많이 나죠.

학교 측이 해당 기관에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를 요청했지만, 감감무소식입니다.

<해당 학교 교장>
저희는 매일 (과속 단속 카메라를) 요구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해결이 잘 안 되네요.

<김진>
제가 서있는 이곳은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인데요 속도 측정기로 직접 차들의 속도를 체크해보겠습니다

30분 동안 지켜본 결과, 10대 중 1대는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규정치의 2배 가까운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도 있었습니다.

운전자들의 낮은 안전의식도 문제지만, 규정 미비도 한 몫을 합니다.

전국 스쿨존 16,700여 곳 중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돼있는 곳은 약 4퍼센트에 해당하는 780여 곳뿐입니다.

뒤늦게 스쿨존에 신호등과 과속단속 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스쿨존 내 사망사고 시 3년 이상 징역형으로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민식이법'이 발의됐습니다.

<김민식 군 아버지>
다시는 우리 아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게 국민 여러분들께서 조금만 더 관심 가져주시고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하루 빨리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랍니다. '김진이 간다' 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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