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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지역 명소 점령한 얌체 텐트족
2020-08-24 19:58 사회

해외에 나갈 수 없다보니 국내에서 캠핑을 많이 하는데,

그래도 불법으로 캠핑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금지 장소에 알박기처럼 장기간 텐트를 설치해두거나, 캠핑카를 주차하는 얌체족들이 있습니다.

권솔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권솔 기자]
"이곳은 경인 아라뱃길 다남공원입니다.

정식으로 허가받은 캠핑 지역이 아닌데요,

강가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무단으로 설치한 텐트들이 모여 있습니다."

대부분 빈 텐트인데,

[현장음]
"안에 아무도 안 계세요?"

누군가 장기간 머문 흔적이 보입니다.

[현장음]
"주전자에 식수, 락스, 소주병까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현장음]
"텐트 바로 옆에는 간이 화장실도 설치돼 있습니다."

[장기 텐트족]
"2주 됐어요. 여기 사니까 퇴근하고 나와서 저녁 먹으러 다들 오시고 주말엔 하루종일 있고. 찌개 같은 거 끓여 먹고."

주변 수풀 사이에는 쓰레기가 버려져 있습니다.

[현장음]
"아기 기저귀, 아이스크림 봉지, 컵라면까지 다 버리고 갔습니다."

나랏돈 2조 6천억 원을 들여 만든 경인 아라뱃길.

어쩌다 불법 캠핑장이 된 걸까.

[장기 텐트족]
"코로나 때문에 놀러 못 돌아다니니까. 다른 데 가서 남들 부대끼고 노느니."

[장기 텐트족]
"(텐트는) 사유물이니까 못 건드리죠. 구에서, 시청에서도 못 건드리지."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인천 계양구 주민]
"쓰레기가 제일 문제죠. 어른들 여럿이 고기 구워먹고 일단 술 마시고 놀면 시끌시끌하죠."

공원 옆 주차장은 캠핑카가 점령했습니다.

[캠핑카 주인]
"(주차한 지) 한 달 좀 된 거 같은데요. 번호판이 달려있는 차량이잖아요. 그래서 (캠핑카) 주차는 문제가 없어요."

다남공원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취사가 금지된 곳인데

해 질 무렵, 고기 굽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캠핑카 차주]
"집에서 구워 왔는데 덥히느라고 숯불도 안 켜고 이 정도는 봐줘야죠. 찬 거 먹을 순 없잖아요."

근처의 또다른 공원 주차장.

야영 금지 표지판이 내걸렸지만 캠핑카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
"최근에도 (단속) 나갔고요. 철거했다가 눈치봤다가 잠잠해지면 또 설치하고. 숨바꼭질 식으로 반복되는 거예요."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의 충주 수주팔봉.

경관이 뛰어나 주말이면 피서객으로 가득 찹니다.

생태자연도 2등급 지역으로 역시 취사와 야영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캠핑족에게 고기와 장작은 필수품입니다.

[차박 야영객]
"취사 가능한 데로 알고 있어요."

[차박 야영객]
"우리는 번개탄 놓고 (요리) 하는데…."

관할 시청은 단속할 여력이 없다고 말합니다.

[충주시 관계자]
"캠핑장이 자연스럽게 되어 있어요. 단속은 안 하고 있어요. 원칙상 하천 구역에서 안 되는데 행정력이 못 미친다 해야 하나."

지자체가 손을 놓은 사이 지역 명소가 일부 캠핑족에 점령당하고 있는 겁니다.

[권솔 기자]
요즘 가족 단위로 한적한 교외를 찾아 시간 보내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캠핑문화에 캠핑족들이 설 자리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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