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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행사를 못 하니…” 무너지는 K팝 ‘잔뿌리’
2020-09-16 19:48 문화

빌보드를 휩쓴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코로나 시대에도 K-pop 열풍은 식지 않는 것 같지만 그림자는 있습니다.

행사나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중소기획사들은 존폐 기로에 서 있고 신인들은 데뷔가 요원합니다.

김철웅 기자의 현장 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올해 초 데뷔하려던 아이돌 그룹 블랙스완입니다.

첫 무대에 오를 날만 기다렸지만 코로나19로 가요계가 올스톱 되면서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영흔 / ‘블랙스완’ 멤버]
"1년 6개월을 계속 연습을 해왔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저희 데뷔도 밀리고 그냥 맥없이 연습만 하는 상황인데요.”

아이돌 그룹의 전성기인 20대 초중반의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요즘.

낭떠러지에 선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혜미]
"일한 게 여기밖에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예요. 다른 걸 하려 해도 여기로만 성공해야 하는 거죠. 춤하고 노래밖에 없으니까

[레아]
"데뷔하려고 열심히 하는데 갑자기 바이러스 때문에… 가족 다 브라질에 있는데 돈 보내고 싶은데 진짜 답답한 상황이에요.”

투자한 제작자도 속이 타긴 마찬가집니다.

수익은커녕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윤등룡 / DR뮤직 대표]
"99% 저희 같은 영세 제작자들은 거의 부도, 하루하루 연명하기 힘든 상황이에요. 이 준비를 하는 동안에 월 2, 3천만 원이 나간다고 봐야 합니다. 거의 지금 전멸상태입니다.”

[김철웅 기자]
"10대 학생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 온 이들은 코로나19가 끝나길 기다리면서 연습만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약 없는 기다림입니다.”

중소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은 국내보다 해외 인지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해외 공연이 수익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팬들하고 약속을 못 지키게 됐죠.”

“콘서트도 해외에서 할 계획이었는데 완전 그냥 올해가 날아가 버렸어.”

기존의 두 팀을 합쳐서 프로젝트팀을 운영하는 것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입니다.

[아빈 / ‘아이씨유’ 멤버]
"저희가 신인이라 행사로 알리는 게 많아요. 사라진 행사가 30건이 넘거든요. 오늘은 (확진자) 몇 명이 증가했을까, 이런 거 찾아봐요. 우리 회사만큼은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라은 / ‘시크엔젤’ 멤버]
“위로의 전화가 많이 와요. ‘어떡하냐’고. 어디야? 숙소. 어디야? 연습실. 저희가 활동을 못하니까 너무 속상한 거예요. 부모님들은 걱정을 많이 하시죠.”

그룹 방탄소년단은 단 1회 온라인 공연으로 250억 원 매출을 올렸지만, 팬덤을 가진 상위 1% 이야기일 뿐입니다.

중소 기획사 가수들은 행사나 축제를 다니며 인지도를 쌓는데 코로나 19로 줄줄이 취소되면서 기회마저 잃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올해 3월 이후 34개 연예기획사가 폐업했습니다.

[기획사 대표 A씨]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다 갖추고 있었는데 지금은 저 혼자서 다 하고 있고요. 비용 절감을 위해 최대한 줄이고, 줄이고 하는 거죠. 사무실도 있었지만 유지하기가 힘들어서 연습실 하나만 운영하고 있고…”

현장에선 "정부의 지원 대책이 연극, 무용 등에 편중됐고, 대중 문화산업인 가수 기획사를 홀대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고민했는데, 정말 제가 가진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는 상태고. 더 이상은 당장 다음 달이 걱정되는 시점에 와있습니다.”

“위기는 중소기획사부터 밀어닥쳤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충격. K-POP이 뿌리부터 무너지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

woong@donga.com
PD : 김남준 김종윤
영상취재 : 추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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