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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중러 반대에 막힌 미얀마 개입…고개 돌린 유엔
2021-04-04 19:48 뉴스A

군인들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잔혹하게 진압하고 있는 곳.

미얀마는 벌써 두 달째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얀마인들은 국제사회에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해보지만 유엔은 아직까지도 군사적 개입 같은 움직임을 보이질 않죠.

왜 그럴까요. 세계를 보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총에 맞아 숨진 아들을 품에 안고 오열하는 아버지.

[숨진 미얀마 10대 소년 아버지]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내 아들이 죽었어요."

또 다른 어머니도, 악몽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숨진 미얀마 10대 소년 어머니]
"내 아들 시신을 비닐에 싸고 피 흘린 곳은 시멘트를 발랐어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양곤 시위대에 합류한 스물 한 살 축구 유망주도 통근차량을 타고 퇴근하던 신한은행 미얀마 현지 직원도 군경의 무차별 난사에 희생됐습니다.

민간인만 500여 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어린이 희생자만 40명을 넘습니다.

무장한 군경에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새총으로 저항하고 방탄조끼나 방패 등을 만드는 것 뿐입니다.

[A 씨 / 미얀마 시위대]
"방어하기 위한 장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다 저희가 저희 돈을 들여서 만들고 있는 거예요."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언론인들까지 체포하며 잔인한 학살이 해외로 알려지는 걸 막고 있습니다.

[B 씨 / 미얀마 시위대]
"군부가 언제 (인터넷 등) 모든 걸 다 끊어낼지 모릅니다. 만약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리지 못하면 더 폭력적으로 변할 겁니다."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간절해지고 미스 미얀마도 자국의 비참한 현실을 고했지만 

[한 레이 / 미스 미얀마(지난달 27일)]
"오늘도 미얀마에서는 100명이 넘는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지금 당장 국제사회 도움이 필요합니다."

결국 태국에 난민 지위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절절한 호소에도 강대국들은 위험하니 떠나라는 자국민을 위한 조치를 내리고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매일 미얀마에서 목격하는 것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유엔은 미얀마 군부를 규탄한다며 네 차례 성명만 낼 뿐.

"피바다가 임박했다"는 유엔 특사 경고에도 국제 사회의 군사 개입 움직임은 전혀 없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은 미얀마 사태에 대한 오해 소지가 생긴다며 살인이란 표현을 죽음으로 바꾸라고 고집 부렸습니다.

[화춘잉 / 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2일)]
"국제 사회는 내정 불간섭이란 기본 원칙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재현 /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미국이 군사적인 개입 등 조치를 취한다고 할 때 미얀마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이라서…."

공회전하는 유엔을 비웃 듯 군부의 학살은 더 잔혹해지지만,

이에 맞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미얀마 대사 "다 잘될거야"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숨진 19살 소녀 군부 앞에서 "나를 쏘라"던 수녀까지.

미얀마 군부와 싸울 'SNS 시민군'이 되어 달라는 국제청원이 시작됐습니다.

세계를 보다, 정다은입니다.

dec@donga.com
영상취재 : 이승훈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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