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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카메라]집단 암 발병…청원 안 했다고 ‘지원 패싱’
2021-09-13 19:48 뉴스A

이른바 '장점마을 사태'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 주민 절반이, 암 판정을 받았는데 인근 공장에서 내뿜은 발암물질 때문인 것으로 결론이 난 사건이었죠.

그런데, 바로 옆 다른 마을에서도 암 환자가 자꾸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장점마을과 달리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이곳 전북 익산의 비료공장 인근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 비료공장이 원인으로 확인됐는데요.

현재 이곳 인근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현장으로 갑니다."

비극이 시작된 건 10여년전부터 마을에서 500 미터 정도 떨어진 이 비료 공장이, 뭔가를 건조시키기 시작하면서 부텁니다.

[조영희 / 왈인마을 주민]
"썩은 시체를 보면 냄새나는 것처럼 막 구역질이 나와요. 숨쉬기는 맡을 수가 없어요."

담배찌꺼기 '연초박'을 대량으로 300도 고열 건조해 비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연기와 냄새였습니다.

환경부 조사 결과, 그 연기와 냄새는 발암물질이였고, 고열 건조 작업은 불법이였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10년 가까이 하루 종일 간접 흡연에 노출됐던 셈이라고 합니다.

[오경재 /원광대학교 의대 교수]
"흡연자는 하루에 담배 필 때만 흡연에 노출되잖아요. 그런데 이분들은 공장 가동이 예를 들어 하루종일되면 쉬지 않고 계속 간접흡연에 노출된 거죠.“

민원이 계속 됐지만 공장은 멈추지 않았고, 장점마을 주민 90 여명 가운데 40여명에게서 암이 발병했습니다.

[최재철 /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
"부부가 암에 걸리고, 또 부부가 하루에 돌아가시고 암으로. 오전에 어머니 돌아가시고 오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이건 무슨 아주 정말 불지옥 같아요."

주민 청원에 따라 환경부가 조사를 거쳐 지난 2019년, 환경 오염 피해를 인정하면서 장점마을 환자들은 의료비 등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장점마을의 바로 왼쪽 왈인 마을과, 오른쪽 장고재 마을에서도, 집단적인 암 발병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50 여명이 사는 왈인 마을에선 12명, 60 여명이 사는 장고재 마을에선 9명에게서 암이 확인됐다고 주민들은 집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의료비 등의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탭니다.

장점마을만 청원을 했고, 다른 마을은 청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섭니다.

[정한수 / 왈인마을 주민]
"(공장에서) 제일 가깝잖아. 그런데 앞집은 장점마을이라서 혜택을 본다고 하고, 우리는 자기네 동네 아니라고 혜택을 볼 수가 없다는 거야. 억울해."

주민들은 조속히 치료비 만이라도 먼저 지급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박경선 / 왈인·장고재마을 대책위원장]
"가장 원하는 건 건강, 그리고 이웃마을과 똑같은 대우 그게 제일 바람이죠. 우리도 똑같은 인간대접을 받고 싶어하고."

전문가들은 지리적, 환경적으로 세 마을 모두 같은 조건 즉 발암물질 영향권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오경재 /원광대학교 의대 교수]
"주변에 산이 있어서 분리되어있거나 다른 지리적 여건이나 환경적 여건이 있었던 게 아니에요. 결국은 주변이 다같이 오염이 된 거지."

관련법 개정으로 조사 권한이 환경부에서 지자체로 넘어가, 현재는 전북도청에서 암 발병 인과관계를 조사중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까지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냐며, 암 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김영직 / 왈인마을 주민]
"더는 안아팠으면 좋겠고, 죽을 때까지 치료 좀 받아보고 싶어요 우리 소원이"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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