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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사실상 맨눈으로 찾는 땅속 싱크홀
2021-10-05 19:40 뉴스A

지난해 8월, 경기 구리의 아파트 단지 앞에 생긴 지름 15m 대형 싱크홀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땅꺼짐' 사고, 지난해에만 무려 2백 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미리 막을 방법은 없는지,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왕복 4차선 도로의 절반 이상이 뻥 뚫려 있습니다.

신호등은 물론, 아파트 단지 앞 경계벽도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난해 8월,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도로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 현장입니다.

지하철 별내선 공사 도중 시공사가 취약 지반에 대한 보강 없이 지하 터널을 뚫다가 지름 16m, 깊이 21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겁니다.

다시 찾아간 현장.

사고 발생 1년이 넘었지만, 복구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주민들은 소음과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길래 / 인근 아파트 주민]
"공사를 하니까 봉을 박으니까 쇳소리가 소방벨 울리듯이 들리지. 현재도 사람 통행하는데 굉장히 불편해."

싱크홀 발생 가능성을 탐지하는 민간업체가 운용하는 차량입니다.

차량엔 땅밑을 탐사하는 GPR '지표투과 레이더' 장치가 장착돼 있습니다.

도로 위를 다니면서 땅밑으로 전자파를 쏴서 지하 구조물의 상태를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땅을 지날 때는 직선형의 그래프가 그려지지만, 균열이나 빈 공간 위를 지나가게 되면 갑자기 곡선 형태로 변합니다.

[장제훈 / 땅꺼짐 탐사업체 관계자]
"(땅꺼짐 의심 지점은)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가지고 있고 지하매설물은 연속성을 가져서 선의 형태로 나타나거든요."

서울시 도로의 경우, 10킬로미터 당 4개에서 7개의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고 합니다.

[장제훈 / 땅꺼짐 탐사업체 관계자]
"지하 최대 3m까지 볼 수 있는 장비이고요. 1km당 (싱크홀이) 0.4개에서 0.7개까지 나오는 구간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당 6억 원 정도인 이 탐사장비를 갖춘 지자체는 서울시과 부산시 2곳뿐이어서, 다른 지자체들은 5년에 한 번 정도 민간업체에 위탁을 주고 있습니다.

매년 이뤄지는 것은 공업용 자 등을 이용한 육안조사가 전부입니다.

[박경환 / 인천시청 주무관]
"종방향 (균열) 1점, 습윤 정도 0점. 총 5점입니다. 5점이면 '일반'. 관리기관에서 세심하게 관찰해라…"

[이수곤 /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노력하는 거에 비해서 얻을 게 효율적이지 않을 거다. (위험) 예측을 하려면 사전에 (땅꺼짐이) 어디에서 많이 발견됐는가, 그런 것들에 대한 위치와 모든 원인 분석을 해서…"

지반 탐사의 대상이 차도에 쏠려있다 보니, 인도에 대한 관리는 더욱 취약합니다.

최근 3년간 국토안전관리원의 땅꺼짐 현상 조사 범위를 보면 차도가 2388km였던 반면, 인도는 17km에 불과했습니다.

[국토안전관리원 관계자]
"한계가 있었죠. 차량이 못 들어가다 보니까. 보도나 협소 지역을 조사할 수 있게 장비를 개발해서 내년부터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

장비와 인력 보강이 더딘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80건 넘는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PD : 윤순용 최수연
AD : 권용석
작가 : 박정민
그래픽 : 여현수 김승훈 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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