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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남 일 아닌 참사…역주행 부르는 도로 많다
2022-01-25 19:49 사회

지난 달 함께 일을 마치고 각자 차로 퇴근하던 모녀가 차례로 역주행 차량에 치이며 딸이 엄마가 보는 앞에서 숨진 비극적인 사고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도로는 이미 여러번 역주행이 목격됐던 곳이었는데요.

지금은 제대로 예방조치를 했는지, 남영주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먼저 떠나보낸 딸의 사진을 보며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역주행 사고 피해자 어머니]
"이렇게 예쁜 딸인데.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

지난달 15일 새벽 가게 문을 닫은 뒤 어머니와 딸은 각자 차를 몰고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앞서가던 딸은 음주상태로 역주행하던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역주행 사고 피해자 어머니]
"검은 차가 나타나길래 앞차는 우리 딸인데 하는 순간 1차로 우리 딸 차를 정면 충돌하고요. 그 차가 돌아서 부딪히면서 제 차와 2차로 충돌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8년째 가게 영업을 이어갔지만 딸이 세상을 떠난 뒤엔 결국 접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사고 현장에서 이전부터 역주행이 여러차례 목격됐다는 겁니다.

[역주행 사고 피해자 어머니]
"제가 두 번 목격했어요. 제가 바로 (국토사무소 등에) 전화했어요. 그런데도 아무 개선이 없었는데 또다시 겪게 되니까 제가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경남 거제시 관계자]
"관할이 진주국토관리사무소니까 그쪽으로 전달하는데, 그쪽에서도 뚜렷하게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 같더라고요."

[경남 진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
"(역주행이 많았다고 하던데, 파악하고 있었나요?) 3년 정도 간은 역주행 관련해서 접수된 사항은 없습니다."

역주행이 시작된 교차로에 나와 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현수막도 붙었는데요.

사고 발생 한 달 어떤 것들이 바뀌었는지 점검해보겠습니다.

바닥 도색과 함께 진입 금지 표지판이 생겼지만 위험은 여전합니다.

[조연호 / 주민]
"구조적으로 잘못됐어요. 주민인데도 순간적으로 가는 수가 있어요. 반대 차선이구나 오해를 한다고. 항상 이거 사고날 줄 알았다 그래요. 저거 가지곤 안 돼."

지난 7일 경남 창원 국도에선 역주행 차량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하면서 운전자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5km 떨어진 교차로에서 역주행이 시작됐는데 교차로의 진입로와 진출로는 제대로 분리돼 있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분리된 교차로의 모습과도 확연히 다릅니다.

[권지은 /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원]
"음주운전자가 아니더라도 야간에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들어가야 할지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 교차로 형태를 보완하는 방안을…."

"인근의 또다른 교차로입니다.

신호등에 설치된 좌회전 금지 표지판과는 달리 노면 등에는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는데요.

이 안내를 따라 좌회전을 하면 역주행을 하게 됩니다.

[트럭 기사]
"초행길 사람은 보일 것 같아도 이게 안 보인다. 내려오다 보면 100% 사고날 수 있지."

전국에서 매년 250건 안팎의 역주행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

최근에는 운전자들이 교차로 진입로를 헷갈려 역주행하는 영상도 SNS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세밀한 도로 설계와 시설물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윤순용 권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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