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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이천 병원화재 그 후…위험천만 상가 수두룩
2023-01-24 19:46 사회

[앵커]
경기도 이천의 병원 건물 4층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졌던 게 지난 여름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워 피해가 컸죠.

반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안전할까요.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이천 병원 건물 화재.

건물 4층 투석전문병원에서,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불은 바로 아래층 스크린골프장 철거 공사현장에서 발생했습니다.

[화재 건물 입주 상인]
"화재경보기가 안 꺼지는거야. 그래서 나가봤더니 저쪽에서 그냥 시커면 연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느낌에도 벌써 이거는 (보통일이) 아니더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들을 대피시키던 고 현은경 간호사는 병원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현 간호사는 의사자로 선정됐지만, 남편은 아내 없는 쓸쓸한 설을 보냈습니다.

[고 현은경 간호사 남편]
"크리스마스, 연말, 이제 또 새해… 옆에 같이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는 게 너무 상심이 크죠. 고향이 삼척이에요. 3시간 가는 동안 너무 너무 힘들었어요."

3층 철거 현장에서 전력을 차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했고, 작업자들이 오랫동안 쓰지 않던 에어컨을 작동시키면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심지어 방화문을 열어두고 대피해 연기가 계단을 통해 4층 병원으로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고 현은경 간호사 남편]
"불이 났어 사람이 있었어. 작업자가, 소화기도 있었어. 왜 초동 조치를 안 취하고 도망을 갔냐는 얘기지,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거야. 방화문은 심지어 소화기를 괴어놓고 갔어."

경찰은 철거업자와 시공·감리 책임자 등 5명을 검찰에 넘겼지만, 워낙 소규모 업체다보니 온전한 배상 책임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해 화재가 난 병원이 있던 자리입니다.

병원은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지금은 내부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재 건물 입주 상인]
"조사가 다 끝난 다음에 12월 중순부터 철거하기 시작한거지. 원상복귀를 해야 누가 들어오겠지."

노약자 시설일수록 저층에 있어야 피난이 쉽지만, 건축법상 의무 규정은 없습니다.

임대료도 저층이 더 비싸다보니 주로 고층에 있기 일쑤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병원 등이 입주한 상가건물 4곳을 점검해봤습니다.

3층에 요양원이 있는 4층짜리 상가건물.

계단 한쪽에 불에 타기 쉬운 종이상자들이 쌓여있습니다.

모든 층마다 방화문이 활짝 열려있습니다.

[이송규 /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여기서 연기가 나면 연기가 이리로 가겠죠. 위층으로 올라가겠죠. 이렇게 굴뚝 역할이 있어서 더 위험해지는 거예요."

7층에 산후조리원이 입주해 있는 또다른 건물.

1층 방화문을 아예 떼어냈고, 옥상 출입문은 잠겨있습니다.

[이송규 /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
"화재가 났을 경우 이 문을 통해서 옥상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지금 문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직접 관리자가 와서 문을 열어야 되는데 골든타임을 놓칠 수가 있죠."

결국 4곳 모두 안전 규정을 위반하고 있었습니다.

이천 병원 화재 이후, 소방안전 불량으로 적발된 병원 입주 건물은 모두 361곳.

소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나난현
작가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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