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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뜨거워진 지구에 불타는 식탁 물가
2023-07-23 19:50 국제

[앵커]
전례없는 가뭄과 폭염, 물폭탄 같은 이상 기후에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런 이상 기후는 식량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인도에선 토마토 값이 급등하면서 토마토를 노린 강도살인까지 발생할 정도입니다.

인류의 식량 안보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세계를보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기자]
아이폰값을 지불하기 위해 돈 가방을 건넵니다. 

가방 속에 든 것은 돈이 아닌 토마토 6개.

[현장음]
(아이폰? 토마토?) 토마토!

아이폰과 토마토 중 토마토를 선택하고, 아이폰 자랑엔 코웃음을 치던 남성은 토마토 한 봉지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주요 식자재인 토마토 가격이 급등한 인도에서 암담한 현실을 풍자한 영상들입니다. 

반년 새 7배 넘게 오른 토마토 가격은 이달 초 1kg당 2760원에 달합니다.  

비슷한 무게인 뉴델리 휘발유 1리터 가격의 거의 두 배까지 치솟은 겁니다.

민가에선 토마토 탑을 쌓고 가격 안정을 기원하는 제사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흉작이 이어지고 민심도 흉흉해지더니 토마토 강도와 맞서던 농민들이 잇달아 살해된 채 발견됐습니다.

[산토시 야다브 / 인도 채소 도매상]
"우리가 판매하고 있는 채소들은 아주 먼 곳에서 배송된 것입니다. 상품 부족과 공급 제한으로 가격이 상승합니다."

폭염과 가뭄이 덮친 미국에선 가장 많이 팔리는 소스 중 하나인 스리라차가 매대에서 사라졌습니다.

[현장음]
"매일 스리라차 소스를 먹어요. 마트 선반에 스리라차 소스가 없었어요. 마트 두 곳을 더 갔죠. 하나도 없었어요."

1병에 4~5달러면 살 수 있던 스리라차 소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120달러에 되팔리기도 합니다.

[김이본 / 미국 캘리포니아 거주 교민]
"가뭄이 길었고 작년 겨울에 이쪽에 비가 평소답지 않게 많이 왔었거든요. 100불이면 필요한 건 다 샀다는 느낌인데 이제는 200불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전 세계 이상 기후는 적도 부근 수온이 상승하면서 대기 순환을 방해하는 엘니뇨 현상 때문입니다. 

사탕수수 주요 재배지인 인도와 브라질에 닥친 가뭄으로 국제 설탕값은 23% 넘게 올랐습니다. 

기록적인 남유럽의 폭염으로 올리브유는 75%, 아프리카 폭우에 카카오는 29% 치솟았는데요, 주식인 쌀도 비상입니다. 

세계 최대 쌀 생산지인 태국에선 올 초보다 12% 가까이 수출가격이 올랐습니다.  

이상 기후가 몰고 온 공급난은 식량 안보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신지영 /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예측하고 얼마나 취약한지 점검해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국가안보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습니다."

우리나라 식량안보지수는 OECD 국가 중 하위권 수준.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기후변화의 위협은 식탁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를 보다, 이다해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정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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