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림동 묻지마 살인의 범인 조선은 마트에서 흉기 두 개를 훔친 뒤, 신림역 근처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죠. 

저희 취재진이 그 택시 기사를 만났는데요, 조선은 택시 안에서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혜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범행 당일 마트 주방용품 코너에서 흉기 두 개를 훔친 조선.

흉기를 바지춤에 넣고 상의로 가립니다.

망설임 없이 흉기를 고르고 마트를 나서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분.

조 씨는 마트에서 흉기를 훔친 뒤 약 100m 떨어져 있는 이곳 주유소 앞에서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당시 조선을 태웠던 택시기사는 조선이 다급해 보였다고 말합니다.

[택시기사]
"타자마자 신림사거리 가자고. 그 사람은 무조건 목적이 신림사거리. 신림사거리 빨리 가는 게 목적."

여느 손님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이내 이상한 점이 포착됐습니다. 

뒷좌석에서 자꾸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 겁니다.

[택시기사]
"여기(티셔츠 안)에다가 숨겨가지고 막 부스럭거리더라고. 그래서 쳐다보니까 앞에 보고 안전운행하라고 탁 그러더라고."

신림사거리에 내려달라던 조선은,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 요금 5300원을 내지 않은 채 달리는 차 문을 열고 사라졌습니다.

[택시기사]
"서려고 그랬는데 막 문을 열어서 벌써 삐삐삐 소리가 나는데, 쳐다보니까 막 도망을 가. 인도 쪽으로 막 뛰어가더라고."

교통이 복잡해 차 세우고 쫓아갈 수 없었던 택시기사는 포기하고 그대로 이동해 다음 손님을 태웠습니다.

택시 기사는 그제야 뒷좌석에서 포장도 뜯지 않은 흉기 한 자루와 또 다른 흉기 포장지를 발견했습니다.

[택시기사]
"(손님이) 탔는데 밟으니까. 보니까 거기 칼끝도 있고 그렇더라고. 주워 보니까 칼도 이 (포장) 껍질이 있고 그렇데."

조선은 크기가 다른 흉기 두 개를 들고 택시에 탔고 이리저리 재본 뒤 작은 것을 골라 포장 벗기고 들고 내린 겁니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택시기사는 손님을 태우는 일이 두려워졌다고 말합니다.

[택시기사]
"여기 가림막을 할까, 지금. 위험하니까. 가림막 하나 할까."

택시 안 블랙박스는 용량이 적어 당시 상황이 남아 있지 않다며 경찰도 확인 뒤 빈손으로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영상편집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