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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카메라]피부과·치과도 도수치료로 ‘실손보험 빼먹기’
2023-12-07 19:39 경제

[앵커]
피부과나 치과에서 도수치료 받을 일이 있을까요?

실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도수치료를 받는 것처럼 꾸미고, 실제로는 성형이나 미용 시술을 하는 병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병원 권유를 따랐다가는 자칫 보험사기범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제카메라, 곽민경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피부과.

200만 원짜리 도수치료 10회권을 끊으면 71만 원 짜리 탄력시술 또는 66만 원짜리 미백시술 패키지를 끼워주겠다고 권유합니다.

[피부과 직원]
"실비 있는 분들은 다 도수를 이렇게 해서 (피부관리) 하실 수 있으세요."

금액 대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입니다.

[피부과 직원]
"(본인)부담금 만 원, (한 번 할 때마다 보험금을) 20만 원씩 청구하면 19만 원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으시니까."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는 아예 병원 내부에 운동 시설을 뒀습니다.

200만 원어치 도수치료 10회권을 결제하면 필라테스나 PT 수업을 열 번 해줍니다.

수업료는 도수치료로 처리해 실손보험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정형외과 직원]
"솔직히 말해서 도수치료 하시면서 운동하시는 분들이 제일 많아요. 아까 실손보험 갖고 계시다고 하셔서 보험 청구는 다 가능하세요."

부산의 한 치과에선 턱 교정 치료를 도수치료로 처리해줍니다.

실손보험으로 청구하기 위한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치과 직원]
"(실손보험의 통원치료 한도 때문에) 1회씩 결제하셔서 치료 진행하시는 게 좋으세요. 실손보험이 해당되시면 패키지(한 번에 전체를 모두 결제하는 것)는 안 하시는 게 좋으세요."

도수치료에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지난해 1조 1430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엔 6500억 원이 지급됐는데, 이런 추세면 올해도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4년 전 대비 도수치료를 포함한 물리치료 실손보험금은 피부과에서는 1200%, 산부인과에서는 600% 넘게 급증했습니다.

[이재환 / 재활의학과 전문의]
"근골격계에 문제가 없는데도 패키지로 피부 미용하면서 덤으로 도수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꼭 필요하지 않는 도수치료는 저희 학회(대한도수의학회)에서도 좀 지양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금이 줄줄 새면 보험사의 손해율이 증가하면서 치료를 별로 받지 않는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까지 같이 오르게 됩니다.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도 있습니다.

[현은하 / 금융감독원 보험조사팀장]
"성형이나 미용, 영양주사 하시면서 마치 (실손)보험이 있으면 공짜로 또는 저렴하게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허위로 진료 영수증을 발행해준다는 것이거든요. (환자도) 보험 사기에 연루되시는 거예요."

지난해 도수치료 관련 보험사기로 수사 의뢰된 환자는 1429명에 달했습니다.

경제카메라 곽민경입니다.

연출 : 박희웅 김태희
구성 : 강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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