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4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하마스의 공습을 받아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이스라엘 부부가 21일 오전 채널A와 인터뷰를 갖고 "전쟁 장기화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쳤다"며 "이제라도 대화로 이 비극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군의 폭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무고한 희생에 대해서도 "다 같은 우리의 이웃이다. 목숨을 잃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폭력이 폭력을 해결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반전(反戰)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췄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전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한 52세 동갑내기인 베네딕트 킹, 메이라브 킹 부부는 하마스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베에리의 집에서 하마스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집 안 방공호로 급히 피신해 13시간 넘게 숨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방공호 벽의 두께가 25cm인데 마치 지옥과의 거리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무력 충돌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이자 목격자로서.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인가.
“평화와 안전, 가정 등 모든 것을 잃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 군대를 믿었고 정부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군 대응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우리는 안전하지 않았다.”(베네딕트)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고, 언제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정신적 충격이 너무 커서 일상 복귀까지 두 달이 걸렸다.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었다. 빈껍데기 같았다. 이제야 다시 공부를 하고 내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베네딕트)
“(세계 여러 나라의) 호텔에서 지내고 있지만 이 곳에서 영원히 지낼 수는 없다. 우리는 다시 현지에 돌아가 집을 갖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메이라브)
-현재 휴전 논의만 있고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대부분 이미 전쟁이 4개월이나 이어진 데에 대해 너무 길어졌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장기화 되면 안 되는 것이다. 인질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에도 지쳤다. 인질들이 돌아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베네딕트)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가 없어져야 전쟁이 끝난다고 했다.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하마스는 단순히 사람이 아니라 신념이다. 그들 또한 가족과 아이들이 있다. 끝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베네딕트)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희생은 어떻게 생각하나.
“세계 어디든 민간인 희생자를 생각하면 소름 끼칠 정도로 가슴 아프다. 가자지구 내 사람들도 이웃이다.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폭력이 폭력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또 이스라엘 군인들도 우리 형제 자매들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이 사건이 끝나기를 원하고 있다.”(메이라브)
-미래를 위해 바라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평화이자 건설적인 평화를 바라고 있다. 긴장과 공포, 제재에 기초한 평화가 아니다. 세계 모든 사람이 평화롭게 살기를 희망한다. 언젠가는 평화가 있고 국경이 없기를 바란다.”(베네딕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