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그룹이 알펜시아 리조트를 입찰받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담합에 나섰다가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H그룹 소속 6개사(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IHQ,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가 강원도 개발공사 발주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공개입찰에서 담합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10억 400만 원 부과하고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및 배상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했습니다.
강원도개발공사가 보유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은 2020년 10월부터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후 진행한 4차례 입찰에서 유찰됐습니다. 2021년 초에 진행한 2차례 수의계약도 결렬됐습니다.
KH그룹은 5차 입찰에서 예정가격이 1차 입찰 대비 30% 감액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2021년 4월 담합을 모의했습니다.
같은 해 5월 KH필룩스가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을 설립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낙찰받기로 하고, 유찰로 인한 일정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KH건설이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를 설립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황원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투찰 당일 들러리인 KH리츠 측이 6800억 10만 원에 먼저 투찰한 뒤, 그 결과를 KH강원개발 측에 텔레그램으로 공유했고, 강원개발은 투찰 금액을 확인한 뒤 이보다 높은 6800억 7000만 원에 투찰해 최종 낙찰자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강원개발과 리츠는 1인 기업인 페이퍼컴퍼니로, 공정위는 입찰 담합의 실무 작업은 KH건설과 KH필룩스가 주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다른 계열사인 KH전자는 KH강원개발에 30% 지분투자를 함으로써 입찰담합을 공동실행했으며, IHQ는 KH건설이 보유한 KH리츠의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합의를 승계했습니다.
KH그룹 여러 계열사들이 조직적으로 담합에 참여한 건데 황원철 국장은 "이 건 담합 자체를 사실상 배상윤 회장이 다 지휘해서 이뤄졌다고 파악했다"면서 "중대성 여부를 따졌을 때 배 회장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상윤 회장은 현재 KH그룹 계열사에 4000억 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와 650억 원대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개인 투자 등에 사용한 횡령 혐의를 받고 있으며 동남아시아권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