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이 조금 과했지. 보수는 보수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본시 중도 보수당"이란 말을 처음 꺼냈을 때, 이 대표와 가깝다고 알려진 한 중진 의원의 반응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원래 '중도실용'을 추구해왔던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중도진보를 지향하던 민주당의 구애가 보수 민심까지 확장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평가였습니다. 다만 이 대표가 연일 '국민의힘은 극우 정당'이라고 몰아붙이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자 "효과를 지켜보자"며 한 발 물러섰는데요. 민주당 내부에서도 요즘 '중도보수' 정체성을 놓고 한창 논쟁 중입니다.
"중도보수" 발언 뒤 "지지층 등돌릴라" 반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운데). 백드롭에는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다. 그동안 '성장'은 보수 진영이 강조해온 화두였다.(출처 = 뉴시스)
이 대표가 '중도보수론'을 처음 꺼낸 건 지난 18일 친야 성향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에서였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진보정권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도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하면서였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친문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한 번의 선언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수 없다"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다.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쏘아붙였죠.
당내 의원들이 모인 단체 텔레그램방에서도 "(중도보수라고 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강령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겠나"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친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진보를 포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파면 시기를 노려 보수를 흡수하려는 것은 알겠지만 자칫 당 지지자들에게도 비판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은 "당원에게 '아무리 그래도 중도보수라는 표현을 쓰는 게 당 대표로서 맞는가'라는 항의 문자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대표를 옹호하는 또 다른 친명계 중진은 “이 대표와 정통 민주당이 지향하던 '중도 진보'와는 방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제 정통이라는 의미가 사라진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계산된 표심 전략"
당내 반발에도 이 대표, '중도보수론'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원래 진보정당이 아니다. 정의당, 민주노동당 이런 데가 진보정당"이라고 했습니다. 전날 한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이었죠.
이후에도 지난 23일 SNS에 "민주당은 본시 중도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이 버리고 떠난 보수의 책임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연이어 게재했고요.
이 대표의 측근들은 '계산된 표심 전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추구해 온 '중도실용' 가치관을 드러낼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 보수층의 극우화 현상에 불편함을 느끼는 중도층을 향해 건넨 손짓이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습니다. 여당이 강성 지지층을 향해 움직이는 틈을 타 중원을 공략하려는 전략인 것이죠.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부터 정책까지 보면 금융투자소득세, 소득세, 상속세 그 어느 하나 중도층을 겨냥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이번 대선은 중도를 못 잡으면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4일 김부겸 전 총리(왼쪽)와 만난 이재명 대표.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중도보수 일부 표현이 오해를 받을만 하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중도층 이탈' 놓고도 해석 분분
다만 중도층 공략 방식을 두고 당내에서도 시각차가 존재합니다.
비상 계엄 이후 올랐던 민주당 지지율이 다시 하락한 건 '줄탄핵, 줄특검'에 지친 중도층이 등돌렸기 때문이란 평가가 많았는데요. 이와 상반되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지난주 비공개 회의에서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중도층이 이탈한 것은 '줄탄핵 줄특검'의 피로감 때문이 아니라 특검이든 탄핵이든 명확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한 실망감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여기에 대해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크게 동의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한 참석자는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맞받아쳤다"며 "중도층 공략을 위한 당내 전선이 통일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내세운 '중도보수론'에 민주당은 일사분란하게 노선과 정책을 재정비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된다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통일된 목소리가 필수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중도보수'라는 정체성이 당내 통합 기조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죠. '중도보수론'이 '선거용 반짝 구호'에 그칠 것이란 유권자 의심을 불식하는 것도 숙제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본시 중도 보수당"이란 말을 처음 꺼냈을 때, 이 대표와 가깝다고 알려진 한 중진 의원의 반응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원래 '중도실용'을 추구해왔던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중도진보를 지향하던 민주당의 구애가 보수 민심까지 확장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평가였습니다. 다만 이 대표가 연일 '국민의힘은 극우 정당'이라고 몰아붙이며 외연 확장을 시도하자 "효과를 지켜보자"며 한 발 물러섰는데요. 민주당 내부에서도 요즘 '중도보수' 정체성을 놓고 한창 논쟁 중입니다.
"중도보수" 발언 뒤 "지지층 등돌릴라" 반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운데). 백드롭에는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다. 그동안 '성장'은 보수 진영이 강조해온 화두였다.(출처 = 뉴시스)이 대표가 '중도보수론'을 처음 꺼낸 건 지난 18일 친야 성향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에서였습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진보정권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도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말하면서였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친문 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한 번의 선언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수 없다"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다.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쏘아붙였죠.
당내 의원들이 모인 단체 텔레그램방에서도 "(중도보수라고 하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는 강령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겠나"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친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진보를 포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파면 시기를 노려 보수를 흡수하려는 것은 알겠지만 자칫 당 지지자들에게도 비판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호남 지역 의원은 "당원에게 '아무리 그래도 중도보수라는 표현을 쓰는 게 당 대표로서 맞는가'라는 항의 문자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대표를 옹호하는 또 다른 친명계 중진은 “이 대표와 정통 민주당이 지향하던 '중도 진보'와는 방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제 정통이라는 의미가 사라진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계산된 표심 전략"
당내 반발에도 이 대표, '중도보수론'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민주당은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원래 진보정당이 아니다. 정의당, 민주노동당 이런 데가 진보정당"이라고 했습니다. 전날 한 발언을 다시 강조한 것이었죠.
이후에도 지난 23일 SNS에 "민주당은 본시 중도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이 버리고 떠난 보수의 책임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연이어 게재했고요.
이 대표의 측근들은 '계산된 표심 전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추구해 온 '중도실용' 가치관을 드러낼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 보수층의 극우화 현상에 불편함을 느끼는 중도층을 향해 건넨 손짓이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습니다. 여당이 강성 지지층을 향해 움직이는 틈을 타 중원을 공략하려는 전략인 것이죠.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부터 정책까지 보면 금융투자소득세, 소득세, 상속세 그 어느 하나 중도층을 겨냥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이번 대선은 중도를 못 잡으면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4일 김부겸 전 총리(왼쪽)와 만난 이재명 대표. 김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중도보수 일부 표현이 오해를 받을만 하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중도층 이탈' 놓고도 해석 분분
다만 중도층 공략 방식을 두고 당내에서도 시각차가 존재합니다.
비상 계엄 이후 올랐던 민주당 지지율이 다시 하락한 건 '줄탄핵, 줄특검'에 지친 중도층이 등돌렸기 때문이란 평가가 많았는데요. 이와 상반되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지난주 비공개 회의에서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중도층이 이탈한 것은 '줄탄핵 줄특검'의 피로감 때문이 아니라 특검이든 탄핵이든 명확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한 실망감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여기에 대해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크게 동의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한 참석자는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맞받아쳤다"며 "중도층 공략을 위한 당내 전선이 통일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내세운 '중도보수론'에 민주당은 일사분란하게 노선과 정책을 재정비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 된다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통일된 목소리가 필수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중도보수'라는 정체성이 당내 통합 기조로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죠. '중도보수론'이 '선거용 반짝 구호'에 그칠 것이란 유권자 의심을 불식하는 것도 숙제입니다.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