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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짜고 하는 어린이집 라돈 측정
2018-05-23 11:51 사회

어린이집은 정기적으로 라돈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일부 어린이집에서 엉터리 조사를 한 정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라돈 수치를 낮춰 기록하거나 환기 시킨 직후에 측정한다는데, 백승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그러니까 '라돈 침대'사태가 불거지기 전부터, 어린이집은 라돈 수치를 측정해왔던 건가요?

네, 현행법상 어린이집은 2년에 한 번씩 라돈을 측정해야 합니다.

2004년부터 시행된 실내 공기질 관리법 때문인데요.

여기에 2년마다 측정 검사를 해야 하는 '권고기준'이 있습니다.

이 '권고기준 5개 항목' 가운데 바로 '라돈'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지자체에 승인을 받은 실내공기질 측정 대행업체에서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업체가 검사를 대신 진행하는거군요?)

환경부나 지자체에서 어린이집 전부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업체에 맡기는 건데요.

직접 어린이집을 찾아가 수치를 측정한 뒤 업체는 측정 결과를 해당 지자체에 보고하게 돼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업체 중 일부가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겁니다.

[질문2]측정이 어떤 식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거죠?

네, 한 실내공기질 측정 업체는 어린이집의 라돈 농도 수치를 조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A 씨 / 측정업체 관계자]
"지금 기준이 148베크렐이거든요. (측정 결과가) 거의 200대나 이러면 저희가 조금 해드릴 수 있어요."

라돈 농도가 200베크렐이 나오더라도 조작을 통해 허용 기준인 148베크렐 이하로 낮춰주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또 일부에선 측정 수치가 낮게 나오는 법을 소개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B 씨 / 측정업체 관계자]
"준비를 깨끗하게 다 해주신 다음에 저희가 들어가서 그냥 측정만 진행하면 별 탈 없이 보통 초과가 안 나오시거든요."

[C 씨 / 측정업체 관계자]
"많이 물어보시긴 하시는데 환기가 최고예요. (측정 전에) 환기를 해 두셔야 돼요."

[D 씨 / 측정업체 관계자]
"1시간 정도 환기를 시키신 다음에 측정하면 대략적인 수치가 보통 너무 낮게 나오지도 않고 너무 높게 나오지도 않고."

[질문3]어린이집이 측정 수치에 이렇게 예민한 데는 이유가 있을텐데, 라돈 허용 기준을 넘길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되나요?

네, 측정 수치가 높게 나오면 해당 어린이집은 지자체로부터 결과를 통보받고 시정권고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일부 어린이집은 시정권고보다 학부모의 입소문을 더 무서워 한다고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E 씨 / 어린이집 원장]
"워낙 요즘 부모님들이 너무 예민하고 민감하신 부분이니까 우려돼서."

아울러 어린이집 원장은 대행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어 업체도 어린이집 요구를 거절하기 힘듭니다.

[질문4]어린이집에 내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닐 텐데 대책은 없나요?

네, 대책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환경부에서도 일부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자가 측정을 하니까 그런 문제는 항상 있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저희가 매번 나가서 할 수는 없으니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안함을 느끼는 학부모가 많았는데요.

실제 어린이집 학부모 얘기 들어보시죠.

[김용진 / 경기 용인시]
"부모에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듣고 굉장히 놀랐고요."

[박지영 / 경기 용인시]
"심장이 쿵 내려앉죠. 신뢰가 사실 무너지는 부분이죠."

[질문5]편법 측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요할 것 같네요.침대에서 시작된 라돈 공포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현재 라돈이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인 모나자이트를 구입한 업체가 66곳이라 밝혔는데요.

이 중에서 11곳 업체가 생활밀착형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 조사 중입니다.

원안위는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업체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어떤 생활 제품이 조사 대상인지 모르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원안위의 늦장대응이 계속 문제가 돼 왔는데, 하루빨리 조사가 끝나서 시민들의 불안이 해소돼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백승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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