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위로 보이는 영상을 주목해 보시죠.
1년 전 이맘때 찍힌 건데 눈이 내리고 있죠.
칼바람 불어 기온도 낮았습니다.
콘크리트가 얼어버릴 수 있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게 이 하루뿐이었을까요?
1년 만에 아파트는 39층까지 올라갔고 결국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눈발이 거세게 흩날리는 날씨에도 펌프차가 붐대를 이용해 거푸집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합니다.
인근에는 레미콘 차량도 가동되고 있습니다.
붕괴 사고가 난 2단지와 바로 옆 쌍둥이단지의 공사현장으로, 2020년 12월 30일 인근 주민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당시 광주에는 16.2cm의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9일 뒤 찍은 영상에서도 콘크리트 위 눈은 쌓여있습니다.
눈이 녹지 않는 영하권 날씨에는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아 타설 공사를 피하는 게 대체적입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눈발이 날린다는 이야기는 날씨가 영하라 이야기잖아요. 영하니까 당연히 언다는 거죠. 가장 좋은 것은 타설을 안 하는 겁니다. "
하지만 폭우, 눈 등 기상여건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공사에 인근 주민들조차 불안했습니다.
[인근 주민]
"(당시) 최하 영하 5도가 넘었었죠. 1층이잖아요. 구조물이. 지금 38~39층까지 올렸잖아요. 13개월 만에. 부실공사가 너무 심하게…."
또 다른 부실 의혹도 나옵니다.
붕괴 당시 39층에서 타설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아래층인 38층과 37층에 하중을 받쳐주는 지지대가 없는 겁니다.
아래층 지지대는 콘크리트 타설 후 충분히 굳었다는 시험 성적서가 있어야 철거할 수 있습니다.
무리한 속도전이 이번 사고를 야기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이준희
영상편집 :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