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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정상의 DNA 지켜라” 가장 은밀한 첩보전
2023-09-24 19:33 국제

[앵커]
대통령 같은 국가 원수, 이 최고 지도자들의 건강 상태나 생체 정보는 국가 기밀에 해당합니다.

작은 정보 하나 만으로도 국가 안전 보장에 막대한 지장을 끼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이나 러시아 같이 장기 집권을 하는 권위주의 국가에선 극비 중의 극비입니다.

DNA 정보가 담긴 침 한 방울까지 사수하는 비밀작전. 

세계를 보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찬을 마친 뒤에도

[조선중앙TV]
"명예 위병대의 환송을 받으시며…"

이튿날 전투기 공장을 시찰한 후에도,

[조선중앙TV]
"러시아 간부들의 환송을 받으시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김없이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자신의 전용 열차인 태양호에서 밤 시간을 보내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습니다.

경호 문제도 있지만 땀과 배설물, 모발 등 생체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한 고육책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모든 게 김정은 경호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예를 들어 변을 본 걸 수거하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최고 지도자의 건강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국가는 북한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2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길이 4m 탁자를 사이에 둔 채 멀찍이 앉아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 측의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로이터 통신]
"에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DNA 정보를 러시아가 가져가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에서 러시아의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했습니다."

지난 2011년 아일랜드를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떠나자 미국 경호처는 곧장 잔을 수거해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대통령의 건강 정보는 2급 기밀입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몸살감기에 걸린 사실을 당시 청와대가 공개하자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문재인 / 당시 대통령(지난 2018년 7월 2일)]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습니다.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지도자의 건강 정보는 거취나 심리 상태 등을 가늠해 볼 수 있어 각국 정보기관이 탐내는 내용입니다.

상대 정보를 취득한 국가는 협상에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윤태영 / 경남대 경호보안학과 교수]
"기대 수명뿐만 아니라 어떤 병이 있으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니까 급변 사태 측면에서도 대비하려고 하는 거고, 같은 우방국끼리라도."

1970년대 프랑스 정보당국은 덴마크의 한 호텔에서 머문 소련 브레즈네프 서기장의 바로 아랫방을 예약했습니다.

하수구 배관을 뒤져 채취한 그의 소변으로 간 손상 사실을 알아냈고 이를 토대로 각종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40년대 소련도 중국의 마오쩌둥 배설물을 분석했습니다.

마오쩌둥이 불면증을 겪는다는 사실을 파악한 스탈린이 협상에 활용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최근 머리카락 한 가닥으로 200년 전 숨진 베토벤의 사인을 간 질환으로 규명할 정도로 생체정보 분석 기술은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최고 지도자의 침이나 소변 한 방울이라도 빼돌리거나 지켜내려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 치열합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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