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이 시각에도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을 향해 남으로 남으로 달려가고 있는데요.

다섯 시간이면 될 비행기를 버리고 60시간 육로를 선택했지요.

관련된 이야기 정치부 안건우 기자와 이어갑니다.

1. 2박 3일 동안 기차 안에 있는 셈인데요. 김정은은 뭘 하고 있는지 우리로선 파악이 되나요?

달리는 철로 위에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에 있는 것처럼 똑같이 일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보시는 게 특별열차의 집무실입니다.

뒤편에 대형 모니터로 현재 위치나 각종 운행 정보를 볼 수 있고

책상 위에는 위성 전화,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등이 비치돼 있습니다.

이동 중에도 평양 노동당 집무실처럼 보고 받고 지시할 수 있습니다.

전직 북한 외교관은 지금도 하노이의 실무협상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고영환 /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88년 수행 당시) 그때도 팩스랑 다 있었으니까요. 평양과 (중국·베트남) 현지 지휘를 할 수 있는 상황이죠."

2. 김정은 위원장의 평소 집무실인 서기실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군요.?

이번 특별열차는 모두 22량으로 구성돼 있는데 5분의 1정도가 김 위원장을 위한 공간입니다.

집무실, 침실, 회의실뿐 아니라 다른 정상과 회담할 수 있는 응접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수술실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 동당역에 차량용 경사로가 설치된 걸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애마인 방탄 벤츠도 함께 실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방탄·방폭 기능에 생화학공격에 대비한 공기공급장치까지 달린 말 그대로 '움직이는 서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김정은은 어떻게든 정상국가의 정상적인 리더처럼 보이려고 애썼는데요. 왜 기차였을까요?

오히려 정상국가임을 더 과시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평양을 오래 비워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여전히 불안한 김정은이 계속 군 수뇌부를 교체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증명하는 셈이지요

지금까지 김 위원장이 가장 오래 북한을 비운 건 지난 1월 방중 때 3박 4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두 배 긴 최소 7박 8일 일정으로 그만큼 체제 유지에 자신이 있다는 겁니다.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남행 열차는 국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하러 가는 길에 등 뒤에 혈맹인 중국이 있다는 걸 드러내며 세력을 과시하고 있는 겁니다.

4. 그럼 또 다른 이유는 뭡니까?

바로 보안입니다.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생체 정보는 특급 비밀입니다.

저번처럼 중국 비행기를 빌려 탄다면 머리카락을 비롯한 생체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습니다.

또 중국 정부 통제 아래 육로로 이동하는 게 비행기보다 더 안전하다는 판단도 깔렸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토요일부터 며칠째 전 세계 이목이 김정은 위원장의 열차에 쏠려 있는 것만으로도 홍보와 선전에 있어 벌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단 얘기가 나옵니다.

▶관련 리포트
1. 4500km 달린 김정은, 내일 베트남 도착…1번 국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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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정은, 광저우 안 거치고 베트남 行…최단거리 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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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북미간 실무협상, 정상 도착해도 계속…취재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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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핵화 공동개념’ 놓고 이견…북미,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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