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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LIVE] ‘U-20 월드컵’ 뒷이야기…차세대 골키퍼 이광연
2019-06-18 13:59 문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사상 첫 준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쓴 우리 대표팀, 그중에 특히 빛나는 선수가 있습니다. 빛광연, 이광연 골키퍼 오늘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송찬욱> 우선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송찬욱> 제가 빛광연이라고 소개해드렸는데 빛광연이라는 별명 이제 많이 들었는데 익숙해지셨어요? 어떠세요.

=이제 한국 와서 들어보니까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행복하네요.

<성시온> 별명은 마음에 들어요?

=과분하긴 하지만 그것만큼 제가 보답해드릴 거니까 믿고 불러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성시온> 경기 때보다 더 살인적인 스케줄 소화한 거 같은데, 어제 잠은 좀 잤어요?

=네 어제 스케줄 다 마치고 12시부터 지금까지 잘 잤던 거 같아요.

<송찬욱> 본격적으로 이광연 선수가 우리 월드컵 뒷얘기 나눠보고 싶어요. 우선 영상을 보면서 얘기해보고 싶은데, 저는 사실 기억에 제일 남는 경기가 에콰도르전이에요. 경기 종료 30초 정도 남겼을 때 영상 보니까 에콰도르전에서 막아냈단 말이죠. 30초 전에. 그때는 무슨 생각으로 막아냈는지 궁금해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몸이 먼저 반응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그 선수가 헤딩하기 전에 고개를 트는 모습을 마지막까지 봤는데 이쯤 오겠다고 최선을 다해서 세이빙을 했는데 운 좋게 걸린 것 같아요.

<성시온> 이처럼 이광연 선수가 본 월드컵 뒷얘기 하나씩 나눠볼 텐데요. 첫 주제를 이렇게 꼽아봤습니다. '빛나는 순간' 이렇게 표현을 해봤는데, 얼굴을 트는 걸 보고 막았다고 했잖아요. 저는 궁금한 게 이광연 선수하면 빛이라는 별명답게 순발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순발력의 비결이 뭐에요?

=저는 운동장에서 나오는 거 같아요. 훈련장에서. 훈련장에서 이 악물고 끝까지 한다면 경기장에서 똑같이 나오지 않을까, 순발력이라는 것보다는 운동장에서 하는 만큼 경기장에서도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성시온> 순발력보다는 오래된 연습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송찬욱> 저는 특이하게 봤던 게 골대를 잡고 기도하는 듯한 모습을 종종 보여줘요. 무슨 생각을 하시면서 잡고 계신 거예요?

=골대를 다 만지면서 오늘도 잘 부탁한다고, 오늘도 막아달라고 잘, 그렇게 하니까 일본전에서도 그렇고 세네갈전, 에콰도르전, 골대들이 잘 살려준 경기가 있더라고요. 골대한테도 감사하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성시온> 확실히 효과가 있는 거네요?

=네,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성시온> 안 해본 적도 있어요?

=우크라이나 결승 때 후반전에 못했거든요. 시간이 없어서. 근데 그땐 도와주지 않더라고요.

<송찬욱> 2개 정도는 골포스트 맞아야 되는 게 안 맞은 거네요. 그걸 안 해서요.

=네. 실점을.

<송찬욱> U-20 최고 명승부하면 세네갈과의 8강전도 빼놓을 수 없겠죠. 여기서도 역시 빛광연, 이광연 선수의 선방 굉장히 빛이 났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사실 반칙이 있었잖아요. 그때 좀 어땠어요?

=다시 막으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제 실점을 하니까 화가 좀 나더라고요. 모든 선수들이 와서 다독여주고 하니까 다시 마음 잡고 잘 했던 거 같아요.

<성시온> 제 느끼는 건데, 이광연 선수 처음 들어올 때도 그렇고요. 경기 때도 사실 실점하는 상황이나 안타까운 상황에서 늘 웃고 있더라고요.

=그래야 저희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잘 잡을 수 있게 심리를 이용하는 거 같아요.

<성시온> 상대팀을 향해서 약간은 교란시키는 것도 있나요?

=일단 상대팀도 제 웃음을 보면 상대도 '제 뭐지?', '제 왜 저러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하던 것도 제대로 못할 수도 있고, 괜히 공격할 수 있는 데도 이상하네 하면서 볼도 다시 뒤로 뺄 수 있고 약간 그런 심리를 이용하는 것 같아요.

<송찬욱> 상대 키커가 승부차기를 찰 때요. 어느 쪽으로 찰 것 같다는 느낌이 와요?

=저도 신기한 게 저도 항상 차기 전에 항상 오더라고요. 촉이. 그러면 항상 그쪽이 방향이 맞았어요. 촉대로.

<송찬욱> 그래서 이번에 승부차기도 굉장히 맹활약을 해주셨는데, 또 하나의 장면 하면 역시 결승전이 끝난 뒤의 모습일 겁니다. 이 장면도 준비했는데, 그런데 왜 이광연 선수 이렇게 펑펑 우셨어요. 결승전 끝나고.

=최대한 안 울려고 노력은 했는데, 마지막에 골키퍼 선생님 오시면서 고생 많았고 잘 해줘서 고맙다고 수고 많았다고 얘기해주시는데 저희가 18세부터 20세까지 선생님이랑 같이했던 추억이 경험들하고 힘들었던 것이 순간 확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그 마음에 너무 울컥해가지고 너무 울었던 거 같아요.

<성시온> 아쉽다는 울음보다는 이 정도면 잘했다, 잘 견뎌왔다는 눈물이었겠네요?

=일단 모든 선수들이 말하지만 아무리 진 경기지만 후회없이 경기해서 행복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저희는 이 좋은 선수들이랑 좋은 스태프 선생님들이랑 마지막이었던 게 아쉽고 서러웠던 거 같아요.

<송찬욱> 펑펑 울 때 동생인 이강인 선수가 오히려 달래주러 왔어요. 이강인 선수 뭐라고 달래주던가요?

=이번 대회 너무 잘했고 고맙다고 그래서 이제 시상식 올라갈 때는 울지 말고 웃으면서 올라가자고 그래가지고 좀 더 울다가 그친 것 같아요.

<성시온> 위로가 도움이 됐군요. 사실 이러한 영광의 순간 이광연 선수 혼자 만든 게 아니었죠? 그래서 다음 주제는 이렇게 꼽아봤습니다. '이광연 선수가 본 준우승 멤버'인데, 이광연 선수 다 잘했지만 그래도 준우승까지 오른 데 이분 혹은 이것의 도움이 가장 혁혁했다는 이런 게 있을까요?

=일단 말하지만 저희 모든 선수들과 뛴 선수들, 못뛴 선수들, 저희 코칭 스태프 선생님들, 다음 우리나라에서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이 간절해서 준우승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어요.

<송찬욱> 특히 정정용 감독님의 리더십이 이번에 많이 빛나지 않았나요?

=감독님 뿐 아니더라도 모든 스태프 선생님들이 너무 잘 해주셔가지고 저희가 그걸 믿고 또 경기에 나갔는데 이렇게 좋은 경기력이 나온 거 같아요.

<성시온> 정 감독님을 감독님이 아니라 선생님으로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이것도 선생님으로 부르자, 합의 같은 게 있었나요?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예요?

=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일단 선생님들이 모두 편하게 하라고 하니까, 친형 같고 사촌형 같으니까 뭔가 되게 편하게 대표팀 생활을 한 거 같아요.

<송찬욱> 저는 축구계면 코치님과 선수들의 수직적이고 위계서열이 있을 거 같았는데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굉장히 인상이 깊었어요. 김태환 골키퍼 코치와 사진 한번 찍어달라는데 튕겨서 거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웃음) 코치님과 수평적으로 형, 동생처럼 잘 지내나봐요.

=모든 선생님들이 저희를 이렇게 편하게 해주시고 다가와주시고 하니까 저희도 편안해가지고 선을 지키면서 선생님들에게 대하는 것 같아요.

<성시온> 막내 같지만 형 같았던 이강인 선수 얘기도 안 할수가 없을 거 같은데, 골키퍼로서 이강인 선수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배울 점이 많은 선수인 거 같아요.

<성시온>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어떤 점에서요?

=일단 운동장에 들어가면 절대 지려고 안 하고, 또 먼저 파이팅을 먼저 넣어주고 먼저 팀에 활기를 불어주는 선수인 것 같은데 그 점에서는 저희 선수들도 좀 많이 배워야 할 거 같아요.

<송찬욱> 이렇게 준우승의 성과 뒤에는 이런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외에도 숨은 주역들이 있지 않았을까요? 다음 주제 넘어가겠습니다. '준우승 숨은 주역은' 이렇게 했어요. 저 또 인상 깊었던 게 결승전 때 아쉽게 체리주스가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체리주스 도대체 효과가 어떻길래 차이가 났을까요?

=제가 봤을 때 체리주스는 정말 잠자는 데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송찬욱> 그래요?

=네, 체리주스를 제가 파주 소집 때부터 체리주스, 체리주스, 체리주스 했는데 그 체리주스가 효과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자기 전에 먹고 자면 이렇게 푹 잘 수 있거든요. 자고 일어나면 개운한데 저희가 이제 결승 전날에 체리주스가 떨어져서 체리로 보충을 했는데 그게 부족했던 거 같아요.

<성시온> 보통 체리주스는 자기 전에 먹는 거예요? 훈련 전에 먹기 보다는.

=경기 끝나고 바로 수분 섭취를 위해서 체리주스랑 초코우유를 먹고 그 다음 자기 전에 한번 더 먹는 거 같아요.

<송찬욱> 저희가 노래를 한 준비를 해봤어요. 노래 들려줄 수 있을까요? 싸이의 '챔피언'이라는 노래인데 연습 때 이 노래 틀고 연습하셨다는데, 사실 이 노래 이광연 선수 굉장히 어릴 때 노래일 텐데요?

=그런데 워낙 싸이 선배님이 유명하니까, 그런데 선수들이 다 옛날 노래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송찬욱> 어떻게 알아요?

=일단 제가 봤을 때 아버님들이 옛날 노래를 많이 들으시니까 같이 따라 들어서 잘 아는 것 같아요.

<성시온> 확실히 훈련장이나 버스 안에서 이런 노래를 들으면 확실히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나요? 효과가 있어요?

=일단 노래를 들으면 그래도 다 운동장에 활기가 느껴지니까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 같아요. 음악이 있어서.

<성시온> 다른 노래로 바꾸고 싶은 생각 없으세요? 좋아하는 가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발라드 위주라서 운동장에선 못 틀 것 같고.

<성시온> 부적합한가요?

=네.

<송찬욱> 경기 끝나고 주로 버스에서 부를 노래들을 좋아하시겠네요?
=네 저도 떼 창에 항상 합류합니다.

<성시온> 이제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빛광연 선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광연 선수가 꿈꾸는 또 다른 미래는 무엇일까요? 이렇게 주제를 또 꼽아봤습니다. 저희가 '빛광연이 꿈꾸는 새 빛은' 이렇게 꼽아봤는데, 사실 이광연 선수가 어떻게 축구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저희가 아버님 인터뷰를 봤는데 굉장히 개구쟁이였다면서요? 강아지를 약올리다가 강아지한테 물려오고 그랬다면서요?

=아마 그것 때문에 제가 순발력이 늘었지 않나 싶어요.

<성시온> 강아지한테 도망가려고요?

=강아지한테 도망가려고 안 물리려고 하다 보니까 그것 때문에 순발력이 는 것 같아요.

<송찬욱> 원래 축구할 때 골키퍼 아니고 수비수였다면서요?

=네, 원래 수비수였는데 좀 제가 통통했는데 뛰는 게 좀 힘들더라고요. 금방 지치기 때문에 더 이상 못할 것 같다고 해가지고, 그런데 이제 감독님이 장갑을 주면서 해보지 않겠냐고 해가지고. 그런데 그게 또 힘들지도 않고 막는 게 너무 재밌어가지고요.

<성시온> 아, 막는 게 재밌어요?

=네. 그래 가지고 골키퍼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성시온> 어떤 의미에서 재밌어요?

=일단 막아내면 상대방이 아쉬워하는 표정들이 있잖아요. 그게 너무 스릴 있더라고요.

<성시온> 사실 골키퍼하면 골을 혼자 지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항상 골키퍼는 부담감이 굉장히 크겠다, 외롭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이 선수는 그런 느낌은 없어요?

=저도 있긴 있는데 저 혼자 경기장에서 저한테 말을 걸어요. 제가. 오늘 잘하고 있으니까 이대로만 잘해보자 주문을 걸면 경기장에서도 부담 없이 끝나고 나오는 것 같아요. 항상.

<송찬욱> 사실 골키퍼가 큰 키가 중요한데, 사실 골키퍼 치고 키가 조금 작다고 들었어요. 저보다는 훨씬 크지만요. 그런데 이 작은 키가 단점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어릴 때부터 단점이다, 단점이다 얘기를 하는데 저도 사실 해외 선수와 경기를 뛰면 단점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번 월드컵 끝나고 나니까 해외선수들이랑 해도 제가 단점을 항상 보지는 못한 것 같아요.

<송찬욱> 그런데 저는 신기했던 게 우리나라 국가대표 골키퍼하면 김병지 선수, 이운재 선수를 많이 꼽기도 하는데 이광연 선수는 일본 J리그에서 뛰는 권순태 선수가 롤모델이라고 해서 약간 특이했거든요. 어떤 이유인가요?

=중학교 때부터 권순태 선배님의 경기를 계속 찾아보면서 이제 제가 처음에 반했던 게 권순태 골키퍼가 골을 실점했는데도 골대로 들어가서 공을 빨리 빼주면서 이제 수비수들을 다독여주더라고요. 그게 너무 인상 깊어서 그렇게 봐왔던 것 같아요.

<성시온> 이제 마지막 질문을 할 시간이 돌아왔는데, 이걸 안 물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세요?

=항상 습관이듯이 말했듯이 이제 작은 골키퍼들이 포기하는 경향이 좀 많아요. 그런데 저를 보고 포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저는, 그래서 이번 대회도 더 간절했던 것 같아요.

<성시온> 빛광연이라는 별명처럼 누군가에게 다른 선수에게 빛이 되고 싶다는 바람까지 남겼습니다. 이광연 선수의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 여러분들도 열심히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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