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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가둬 집단감염을”…스웨덴 보건청장 이메일 파문
2020-08-19 20:00 국제

노인와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는데도 스웨덴 정부가 전염을 그냥 방치하는 집단 면역 방식을 선택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스웨덴 보건청장의 이메일이 공개됐는데 성공 여부를 떠나서 도덕성 논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하니 기자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을 휩쓴 지난 3월.

스웨덴 정부는 고강도 거리두기 대신 방치를 선택했습니다.

[앙데르스 텅넬 /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지난 3월)]
"학교를 3~4개월씩 폐쇄할 순 없어요. 공공 보건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부작용이 엄청날 겁니다."

서로 부대끼며 서서히 감염돼 전염병을 이겨내는 집단면역 시험을 시작한 겁니다.

당시 북유럽 보건 당국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최근 공개됐는데 스웨덴 보건청장은 "건강한 사람들을 호텔에 집단수용해 자발적으로 감염되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학교만 봉쇄해도 취약층인 노인 감염률을 10% 줄일 수 있다고 핀란드가 권고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없다"며 거부했습니다.

그 결과, 인구 천만 명 중 5800명 가까이 숨지고 8만 5천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WHO는 "무모한 시도"라며 집단면역 맹신을 비난했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
"어느 곳도 이 질병의 전염을 멈추는 데 필요한 면역 수준 근처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는 희망 속에 살아서는 안 됩니다."

다만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스웨덴은 사망자가 한 자릿수로 줄었습니다.

[최재욱 /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
"지금은 흑역사가 될 수 있지만, 내년 말에 집단면역이든 백신 맞아 생긴 인공면역이든. 그때 가서 어떻게 될지 누구도 장담 못 하고요."

집단면역이라는 파격적인 실험의 성공여부를 떠나 정부의 역할과 도덕성에 대한 논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

honeyjung@donga.com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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