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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34진 사상 첫 ‘감염병 귀국’…군의 ‘무비유환’
2021-07-17 19:03 국제

우려했던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가 현실이 됐습니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건지, 막을 방법은 전혀 없었던 건지,

외교안보국제부 유주은 기자와 더 따져보겠습니다.

[질문1] 청해부대 34진, 백신만 맞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데요.

올초 출항할 때 백신을 맞고 갈 수는 없었던 건가요?

네, 결론만 말씀드리면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이 출항했을 당시, 국내에는 백신이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백신이 처음 들어온 건 2월 24일, 첫 접종이 시작된 건 2월 26일이었는데요.

하지만 문무대왕함은 이보다 앞선 2월 8일 떠났습니다.

일반 장병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은 이보다도 더 지난 4월 말에야 본격화됐습니다.

‘출항 전 접종’은 사실상 불가능했던 겁니다.

[질문2] 청해부대라고 하면 아덴만 여명 작전도 생각나고 바다위에서 활약하는 영웅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사실상 ‘시한폭탄’ 이었던 거군요?

네 맞습니다.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되는 청해부대는 4400톤급 함정을 타고 임무를 수행합니다.

반년 정도 되는 파병기간 동안 함정에서 생활하다보니 밀폐된 환경일 수밖에 없겠죠.

바이러스 없이 꽁꽁 닫힌 상태라면 좋겠지만, 중간 중간 식자재 등 군수 물자를 보급 받아야 하니 외부와의 접촉도 피할 수 없는데요.

바이러스가 한 번 들어가면 밀폐된 함정 구조 탓에 걷잡을 수 없는 확산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질문3] 그렇다면 출항 이후 확보한 백신을 현지 작전지역으로 보낼 수는 없었을까요?

사실 국방부는 지난 4월 우리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고준봉함의 집단 감염 사태로 함정 승조원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고 했습니다.

[서욱/국방부 장관 (지난 4월 국회 국방위)]
"밀폐돼 있는 공간에서 항행작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한테 최우선적으로 접종을 시킬 생각입니다."

하지만 청해부대 사정은 달랐습니다.

우선, 아프리카 해역을 떠다니며 작전 수행을 하는 특성상 백신 접종 뒤 부작용이 생겼을 때 응급 대처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또 함정 내에서는 초저온상태로 백신을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접종이 어렵다고 봤습니다.

[질문4] 백신개발업체와의 계약 때문에 해외 반출이 제한된다는 것도 사실인가요?

해외반출이 안되는 건 맞습니다.

다만 국제법상 해군 함정은 우리 영토로 간주되는 치외법권 지역이기 때문에 수송 방법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는 유엔 등의 협조를 받아 현지에서 예방접종을 받았습니다.

만약 그마저도 어려웠다면 외부와의 접촉이 잦은 필수인원만큼은 백신을 맞추거나 이미 백신접종을 마친 다음 기수 35진과
교대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바다 위에서 생활하는 청해 부대원들의 감염 위험성을 낮게 본 군 당국이 일을 키웠다고 보여 집니다.

[질문5] 집단감염을 조금이라도 차단하려면 국내 귀환이 먼저일텐데,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네, 청해부대 34진은 당초 임무 교대 기간인 8월 중순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감염병이 해외 파병 작전을 중단시킨 초유의 사례로 남게 됐는데요.

군은 이르면 내일 다목적 공중급유기 2대를 현지로 파견한다는 계획입니다.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현지국가의 도움을 받아 부대원 전원을 하선시킨 뒤 귀국하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수송기에는 군 의료진과 방역요원, 문무대왕함을 한국까지 운항할 인력들이 함께 탑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외교안보국제부 유주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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