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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지킨 여성 장관…대통령은 도피자금 싣고 줄행랑
2021-08-17 19:13 국제

대통령은 국민을 버린 채 돈만 싸들고 달아났지만 여성 장관은 끝까지 국민들 곁에 남았습니다.

완벽하게 무너진 아프가니스탄 정부. 정반대인 두 지도자의 모습이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탈레반 장악 이틀째 공포에 질린 아프간 여성들은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강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눈에 봐도 호화로운 공간에서 다과를 즐기는 탈레반 군인들.

20년 간 긴 전쟁 속에 국민들이 고통 받는 동안 부패한 아프간 정부 관료들이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며 공개한 겁니다.

아프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철교입니다.

다리를 가득 메운 피난 차량들 사이로 아프간 국기를 단 장갑차들이 보입니다.

탈레반을 피해 야반도주하는 군 수송 트럭도 눈에 띕니다.

이 다리는 과거 구 소련이 아프간에 침공했다 패퇴한 뒤 돌아갔던 역사적인 곳입니다.

군 통수권자인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미 차량 넉 대에 도피자금을 가득 싣고 해외로 도주했습니다.

돈을 헬기에 다 못 싣자 활주로에 버리고 도주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와 망신을 샀습니다.

반면, 아프간 최초의 여성 교육부 장관은 카불에 남았습니다.

그는 "대통령의 도주가 수치스럽다"며 "만약 살아남는다면 수백만 소녀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 시내는 긴 침묵이 자리했습니다.

곳곳에 초소를 세우고 시민들의 휴대전화를 검문합니다.

[굴람 이사크자이 / 주유엔 아프가니스탄 대사]
"카불 주민들은 탈레반이 이미 가택 수색을 시작했고, 현재 절대적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절규하는 아프간 10대 소녀의 외침은 곧 마주할 비참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아무도 우리를 신경 쓰지 않아요. 우리는 이제 역사 속에서 천천히 죽어가겠죠."

과거 탈레반 집권 시 여성들이라면 반드시 입어야 했던 눈까지 가리는 전통 의상 '부르카'는 10배나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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