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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최순실 태블릿 1편, 진짜 주인은 누구?
2022-11-26 14:52 정치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흰색 태블릿 PC입니다.

삼성전자
모델 SHV E-140S
일련번호 0024936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일순간에 탄핵으로 몰아넣은 태블릿 PC죠.

이 태블릿 PC,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검찰이 갖고 있는데요.
최근 1심 법원이 우리에겐 최순실 이름으로 더 익숙한
최서원 씨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최서원 씨는 받으면 곧바로 포렌식을 맡겨서 이게 내 PC가 아니라는 걸 밝혀내고,
국정농단 재판 자체를 다시 해달라,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합니다.

논란도 많았던 이 태블릿 PC 10년을 쫓아가보려고 합니다.
재판부가 판결한 팩트만으로요. 출발합니다.

▶ 등장인물 세 사람

태블릿 PC 역사를 알려면 일단 세 명을 아셔야 합니다.

최서원 씨는 아시죠?

그 다음 이춘상 박근혜 전 대통령 보좌관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2명, 비서관 2명 있었는데,
보좌관이 이재만 이춘상, 비서관이 정호성 안봉근이었습니다.

네 사람 모두 박 전 대통령이 98년
국회의원 시작한 이후 계속 함께 일했던 이들입니다.

그런데 유독 이춘상, 이름이 낯서시죠.

대통령 된 뒤 청와대에 함께 들어갔던 세 사람과 달리 이춘상 보좌관은
2012년 12월 대선을 불과 17일 앞두고 강원 지역 선거 유세를 가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사흘 내내 빈소를 찾아가 눈물을 흘렸죠.

마지막 한 명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인데요.

본인이 밝힌 바로는
2003년 최서원 씨 조카를 통해서 이춘상 보좌관을 소개받았다고 헤요.
최서원 조카가 고등학교 동창이랍니다.

최서원 씨를 직접 안 건 아니고,
친구 통해서 셋째 이모가 박 전 대통령과 친하다는 정도만 알았대요.

2012년 대선 캠프에 이춘상 보좌관 밑으로 들어갑니다. 캠프에서 SNS 일을 해요.

2012년 6월, 대선 경선 직전에
김한수 행정관은 이춘상 보좌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습니다.
태블릿 PC 한 대만 사달라고요.

▶ 태블릿 PC의 탄생(2012년)

김한수 행정관은 대선 캠프에서 일하면서 사업도 운영하고 있었어요.
마레이컴퍼니라고 팬시 용품들 수입해서 대형마트에 파는 유통업체였죠.
그러니까 돈이 좀 있었던 거죠.

이춘상 보좌관 요청을 받고 김한수 행정관은
서울 강남 신사동 SK텔레콤 대리점에 가서
83만 원 짜리 태블릿PC를 36개월 할부로 삽니다.
그리고 그걸 이춘상 보좌관에게 줬다고 해요.

대신 통신비를 계속 김한수 행정관이 냅니다.
처음엔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 법인 명의로 내다가
청와대로 들어간 뒤에는 개인 돈으로 내요.
많은 금액이 아니라서 그냥 냈다고 하는데요.

그러니까, 태블릿 PC를 산 사람과 통신비를 낸 사람은 김한수 행정관이죠.

그런데 김 전 행정관은 이렇게 말해요.
“나는 이춘상 보좌관에게 준 이후에
태블릿 PC를 본 적이 없고 사용한 적도 없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그 태블릿 PC는 어디로 갔을까요?
그 태블릿 PC가 대한민국을 바꿀 PC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겠죠.



▶ 세상을 뒤흔든 태블릿 PC(2016년)

2012년 태어난 태블릿 PC, 4년 뒤 대한민국을 뒤흔듭니다.

2016년 10월24일, JTBC가 단독 보도를 합니다.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해서
그 안에 들어있는 파일을 분석한 결과 대통령 연설문 44개가 들어있었다.
그런데, 이 연설문은 모두 대통령이 연설하기 이전에 받아본 거였다.

아무 공직도 맞지 않고 있는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었다,
비선 실세가 있었다, 여론은 들끓습니다.

그럼 이 태블릿 PC는 어쩌다 JTBC 손에 들어갔을까요.

보도 한 달 전 쯤 부터 최순실 의혹이 터졌습니다.

대기업들이 거금을 출연해 K스포츠 재단을 만들었는데 이게 의심스럽다고요.
최서원 씨가 이 재단을 활용해 개인 돈 수백 억 원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최 씨와 딸 정유라 씨가 만든 더블루 K라는 마케팅 회사가 함께 관심을 받죠.

그 와중에 더블루K 이사로 최서원 씨와 함께 일했던
고영태 씨가 이런 폭로를 합니다.
“최순실이 미리 대통령 연설문을 받아 고쳐줬다고요”

JTBC 기자가 그래서 서울 강남구 더블루 K 사무실에 가 본 거죠.
보도 6일 전인 10월18일 오전 9시에요.



▶ 태블릿PC, JTBC에서 검찰로(2016년)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한 경위 설도 많고 논란도 많았죠.
재판부가 최종 판결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JTBC 기자가 더블루 K 사무실에 간 거죠. 건물 관리인의 협조 하에 들어가요.
JTBC 말로는 사무실 문이 잠겨있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들어간 기자가 서랍을 열어 본 거죠.
그러다가 그 안에 태블릿 PC가 있는 걸 발견합니다.

켜 본 거죠. 그런데 방전이 돼 있었던 거에요.
PC안 내용을 볼 수 없으니 갖고 나옵니다.
더블루K나 건물 관리인의 동의 없이 그냥 갖고 나옵니다.

나와서 충전을 해요.
L자 패턴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해서 PC를 엽니다.
내용을 확인하고 그 날 다시 책상 서랍 안에 갖다 놓습니다.

이틀 뒤 10월20일 오후 5시30분 경,
이틀 전 갖고나온 그 기자가 다시 사무실에 가서 다시 가지고 나옵니다.
이 때도 더블루K나 건물 관리인의 동의는 받지 않아요.

JTBC는 이렇게 말해요.
누군가 훔쳐갈 가능성도 있고 최서원 씨가 사람을 보내 파기하거나
증거인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져나왔다고요.

나흘 뒤 대대적인 단독보도를 한 그 날,
JTBC는 서울중앙지검에 태블릿 PC를 제출합니다.

검찰은 별도의 압수 영장 없이 이 태블릿 PC를 압수하죠.

이런 상태였던 거죠.

압수자는 서울중앙지검,
소지자(제출자)는 JTBC 기자,
소유자는 공란.

소유자를 두고 재판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집니다.

▶ 김한수VS최서원, 재판부 결정은?

자, 정리를 해볼게요.

2012년 김한수 행정관이 샀습니다.
4년 뒤 2016년 JTBC가 더블루K사무실에서 꺼내왔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검찰이 갖고 있습니다.

그럼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누구 거였냐?
재판부는 최서원 씨 거다, 이렇게 봤습니다.

최서원 씨는 지금도 본인 태블릿이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나는 태블릿를 본 적도 없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른다”고요.
재판 과정에선 “태블릿 PC를 산 김한수 당신 거 아니냐” 주장했죠.

그런데, 아까 김한수 행정관은 뭐라고 했었죠?
“태블릿 PC를 사서 이춘상 보좌관에게 준 이후에 본 적이 없고 사용한 적도 없다”고요.

재판부는 김한수 행정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한수 행정관이 이춘상 보좌관에게 줬고,
이춘상 보좌관이 최서원 씨에게 줘서 최서원 씨가 썼던 거라고요.

김한수 행정관의 두 가지 증언을 인정했죠.

김한수 행정관은 태블릿을 건네 준 뒤,
몇 개월 뒤에 이춘상 보좌관과 함께 최서원 씨를 만날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최서원 씨가
본인이 사준 것과 같은 색상인 흰색 태블릿 PC를 가방에 넣는 것을 봤다는 거예요.

그리고는 또 몇 개월이 지나 2013년 1월,
그러니까 12월19일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
최서원 씨가 김한수 행정관에게 전화해서
인수위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 권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는 거에요.

“태블릿PC를 네가 만들어 주었다면서?”

그렇게 재판부는 이 태블릿 PC는 최서원 씨 거라고 인정했고,
실제로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이 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무상 비밀누설 죄로 처벌 받는 중요한 증거가 돼요.
태블릿 PC 안에 들어있던 세 개 문건이 비밀로 인정받는 데요.

1. 인수위 시절 박 전 대통령이 중국에 보낸 특사단 명단
2. 임기 첫 해 8월4일 청와대 비서진 교체 내용이 포함된 국무회의 말씀자료
3. 임기 이듬해 3월 한반도 통일 구상을 밝혔던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

박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너무 딱딱하게 들리진 않는지 주변의 자문을 받는 키친 캐비닛,
외부 자문 정도였다”고 했지만,
법원은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 검찰이 달라졌다?

그렇게 박근혜 최서원 두 사람은 재판이 끝나고 감옥에 갔죠.

최서원 씨는 이제 재판도 다 끝났으니 태블릿 PC를 돌려달라고 합니다.
검찰이 내 거라고 했으니 돌려달라.

그런데 재판 내내 이 태블릿 PC가 사실상 최서원 씨 거라고 주장하던 검찰이
돌려주지 않습니다.

주인이 없는 ‘무주물’이라고요.
이제 검찰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태블릿PC는 최순실 것이 확실하지 않다”

그래서 또 소송과 재판이 이어집니다.
국정농단 재판 때와 검찰과 최서원 씨 주장이 뒤바뀌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갑니다.



태블릿PC 10년 정리가 되셨습니까?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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