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뉴스A]‘피의 광물’ 콜탄 쟁탈전
2012-03-22 00:00 경제

[앵커멘트]
휴대전화와 거의 모든 전자기기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광물이 있습니다.

'콜탄'이라는 희귀광물인데요

매장량이 워낙 적어
콜탄 확보를 위한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나리 기자가 '국제탐사보도협회' 소속 기자들과
콜탄 밀거래 실태를 공동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콩고의 한 광산.

깍아지른 듯한 절벽아래 무장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한쪽에선 채굴 작업이 한창입니다.

첨단 녹색산업의
'푸른 금'이라 불리는 콜탄 광산입니다.

콜탄은 휴대전화에서 최첨단 의료기기까지,
21세기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원료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희소성 때문에
'피의 광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프리카에선
콜탄 광산을 확보하기 위해 부족간, 무장 세력간에
피비린내 나는 다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시민 활동가]
"애플의 그 어떤 제품도 (콜탄 확보를 위해)
전쟁을 부추겨서는 안됩니다."



남미 콜롬비아의 울창한 열대우림.

숲 한가운데가 구멍이 뻥 뚫려 있고,
베어진 나무들이 널부러져 있습니다.

콜탄 채취를 위해 국립공원까지
마구 파헤치고 있는 겁니다.

[녹취: 줄리아 미란다 / 콜롬비아 국립공원 소장]
"탄광으로 인해 자연 생태계, 지형 뿐만 아니라 원주민이 살고 있는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두 불법입니다.

하지만 무장 세력들이 광산을 장악하고 있어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무장세력들은 아이들까지 채굴 작업에 동원하고,
탄광세 등 갖은 명목으로 주민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녹취: 아리엘 애비야 / 범죄 분석가]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 (FARC)이 통제하는 구역에서는 이들에게 세금을 내야 합니다."

전쟁과 착취, 콜탄이 '피의 광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채굴된 콜탄은 어디로 갈까요?

취재진이 입수한 수출입 서류를 추적했더니
룩셈부르크 등을 거쳐 세계 각국의 유명 기업들에게
팔려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불법 밀매를 통해
여러 단계 세탁과정을 거친 뒤 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스탠드업]
"콜탄이 워낙 돈이 되다 보니 남미에선 콜탄 채굴권이나 거래를 미끼로 한 사기 행각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업체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남미에서 무역업을 해오던 이 사업가는
지난 2010년 베네수엘라 현지인으로부터
콜탄을 수입해 팔면 큰 돈이 될거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지 업자들은 돈만 챙기고 달아났습니다.

[녹취: 한인 피해자]
"설립비용 주고 뭐 주고 다 했는데 회사는 안나오고 /돈만 날리고/ 저는 완전히 꽝이 되버렸죠.."

이 사업가는 콜탄 거래와 관련해 정부에 문의를 했지만,
정부에선 아무런 주의나 정보를 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녹취: 한인 피해자]
"베네수엘라에 가게 된 것도 코트라를 통해서였어요. 서운한 것이 많아요. 정부측에.. /많이 까먹었죠/ 거지 된 거죠. 뭐좀 해볼려고 알지도 못하면서 깝죽대다가..."

정부 관계자는 콜탄 수입은 단순 신고 사항이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피해 상황은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이른바 첨단 전자제품들.
하지만 그 이면엔 전쟁과 자연파괴, 노동착취로 얻어진 피의 광물,
'콜탄의 눈물'이 스며 있는지도 모릅니다.

채널에이뉴스 김나리 입니다."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