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고,
고속도로 곳곳에서 차량이 고립돼 구조 신고가 빗발쳤습니다.
강경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차체에 수북이 쌓인 눈을 쓸어내고 겨우 도로로 나온 승합차.
언덕길에서 여럿이 힘껏 밀어보지만 바퀴는 계속 제자리를 맴돕니다.
주민들은 허리 높이까지 쌓인 눈을 치워보지만
치우고 돌아서면 다시 눈이 쌓입니다.
[심명섭 / 강원 속초시]
"거의 한 8번 치웠어요. 아, (치워도) 끝이 없어요. 눈이…"
시내 도로는 폭설에 갇힌 차량들로 차선 하나가 완전히 점령당했습니다.
어제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미시령이 89.8cm로 가장 많이 쌓였고
속초, 양양 등 동해안에도 30cm 안팎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삽이나 밀대로는 엄두가 안 날 정도로 내린 눈에 중장비가 동원됐습니다.
[강경모 기자]
"주차된 차량들이 폭설에 파묻혀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중장비까지 동원해 눈을 치워 길을 내고 있습니다."
[김영택 / 강원 속초시]
"지금 시내 쪽도 워낙 눈이 많이 쌓여 있으니까 빨리 (제설작업을) 서둘러줬으면 고맙겠습니다."
[최승연 / 강원 속초시]
"어제부터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어제도 치웠는데 지금 아침에 이 상황이에요. 그래서 어제 장비를 하나 맞춰 놓고 (치우고 있어요.)"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행치령 터널 인근에선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을 수습하던 운전자가 뒤따르던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로 다친 사람만 94명.
동해고속도로에는 차량 수백 대가 고립되면서
소방 당국이 출동해 45명을 구조했습니다.
밤샘 제설작업으로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 통행은 오늘 오전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오후에도 계속 눈발이 날리면서
강원도 교육청은 오늘 예정이었던 각급 학교 개학을 내일로 연기했습니다.
채널 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