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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부상자 돕던 의사, 빗길 미끄러진 차에 참변
2021-09-24 20:23 뉴스A

고속도로엔서 사고가 난 차량 운전자를 돕던 의사가 뒷차에 치이는 2차 사고로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평생 지역에서 봉사를 했던 의인이라, 환자들이 눈물로 마지막 길을 함께했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진주시 내과 의원

진료실 책상에 흰색 국화가 놓여 있습니다.

지난 22일 사고로 숨진 원장 이영곤 씨를 추모하는 꽃입니다.

이 씨는 차를 몰고 가던 길에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 난 승용차를 발견했습니다.

차를 멈추고 사고차 운전자 상태를 살피고 자기 차로 돌아가려는 길에 빗길에 미끌어진 다른 차량이 덮치면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남 사천 고향집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1차 사고 차량 운전자]
"(고인께서) 제 몸 괜찮으냐고 팔 다리 더 움직이느냐고 살았으면 됐다 움직이면 됐다고 안심시켜 주시더라고요. 신고 다 해놨으니 있으면 된다고."

평소 치료비 없는 환자를 무료로 진료하고 교도소 의료봉사를 20년 넘게 하며 인술을 베푼 의사였습니다.

지역 사회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오면서도 주변엔 내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김법환/ 고 이영곤 씨 친구]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 친구가 남한테 우리한테도 말을 잘 안 해요. "

병원에 찾아온 환자들도 고인의 소식을 듣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성상기 / 경남 진주시]
"하나하나 보살펴 주셨어요. 저도 여기 계속 다녔는데 너무 안 좋습니다. 안타깝네요."

자기 일처럼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 환자도 있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돕다가 세상을 떠난 이 씨의 장례는 가족과 친지의 애도 속에 오늘 마무리 됐습니다.

진주시는 보건복지부에 이 씨의 의사자 지정을 요청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
영상편집 : 최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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