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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평생 불황이었는데…日 MZ 세대의 인플레 충격
2022-05-14 19:19 뉴스A

[앵커]
30년 동안 불황만 겪어본 세대가 바로 일본 젊은이들인데 이들에게도 생전 처음 보는 물가 상승이 닥쳤습니다.

갑자기 월급만 빼고 모든 것이 다 오르는 세상에서 이들은 어떻게 미래를 설계해야 할까요.

도쿄 김민지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저녁 장사를 준비하는 라면집 주인의 한숨이 깊어집니다.

[현장음]
"밀가루 5개 품목 가격 평균 17.3% 올리겠다."

[키바모토 / 라면집 주인]
"(가격 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가격을 올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1년 전 한 그릇에 9백엔으로 가격을 올렸지만 더 버티기 힘들어졌습니다.

[키바모토 / 라면집 주인]
"(코로나로 정부 지원금도)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도움은 없죠. 물가 상승, 곤란합니다."

일본 장바구니 물가 인상 폭도 심상치 않습니다.

제가 직접 구매한 이 카레나 캔 맥주를 포함해 6천개 품목의 평균 가격이 11% 오르는 겁니다.

'한 접시 100엔'으로 유명한 초밥집은 38년 만에 가격을 올렸고, 일본 서민가게를 대표하는 100엔 숍에는 300엔 제품이 더 많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유값과 곡물가가 오르고 환율까지 급등하자 전방위 인상이 이어지는 겁니다.

[무토 / 직장인·48세]
"(4인 가족) 외식 포함 식비만 5만~6만엔 정도예요. 될수록 싼 것이 있으면 많이 사두고 절약하고 있어요."

[니시타니 / 직장인·22세]
"양파나 감자 같은 채소가 비싸고, 음식점도 가격을 올려서 비싸요. 월급은 낮은데 물가는 오른다는 게 괴롭죠."

마치 주부처럼 꼼꼼히 장을 보는 25살 직장인 나가사와 씨.

[현장음]
"(제일 싼 것이네요.) 네, 싸요."

[나가사와 / 직장인·25세]
"(영수증은 어떻게 해요? 버립니까?) 모아두고 정리해서 한 달에 얼마 정도 쓰는지 봐요."

일본 최대 호황기인 1990년대에 태어났지만 어려서 경험하지 못한 과거일 뿐입니다.

[나가사와 / 직장인·25세]
"'잃어버린 30년'이라고도 하잖아요. 일본이 앞으로 발전하는 것은 괜찮을까…."

날개 없이 추락하는 엔화 가치는 이제 20여 년 만에 달러당 130엔 대입니다.

1달러에 135엔 수준이 되면 일본은 한국보다 가난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노구치 유키오 / 히토츠바시대학 명예교수]
"일본 기업에게 나쁜 엔저입니다. 기업 가치가 줄었으니 월급도 올리지 못하죠. 아베노믹스의 금융 완화로 엔저가 계속된 겁니다."

미국과 달리 일본 중앙은행의 지속되는 저금리 정책기조로 엔화 가치 추락은 멈추지 않고 있고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엔화 지위도 옛말이 됐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김민지 도쿄 특파원

영상취재: 박용준 김근목
영상편집: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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