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하락하고 세입자가 줄어들면서 역전세 현상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데요.
웃지 못할 진풍경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세입자가 집주인 심사를 하고, 다급한 집주인은 자신의 이력서와 직업까지 면접보듯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입주하는 아파트가 늘면서 전세 물건도 100개가 넘었습니다.
세입자 모시기에 경쟁이 붙으면서, 임대인 직장까지 매물 특징으로 적어놓았습니다.
[인천 서구 부동산중개소 관계자]
"(집주인이) 대기업 다니세요. ○○다니시거든요. (매물이) 융자를 낀 것이라 세입자에게 피해를 가지 않게끔 해줄 수 있는 분이라는 거였고."
최근 전세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떨어지는 역전세난이 확산되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입자의 우려가 커지자 집주인의 직장까지 공개하며 세입자를 안심시키는 겁니다.
역전세난으로 바뀐 건 이뿐 만이 아닙니다.
전세가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도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계약은 연초보다 53% 넘게 감소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전세가가 오르지 않으니, 계약갱신권을 굳이 쓸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위원]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전세시장은 집주인 우위 시장이었는데요. 최근 역전세난이 심하게 나타나 보니까 집주인과 세입자의 처지가 역전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서울에서만 3만 호 이상의 '입주폭탄'이 예정된 상황.
전세가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같은 세입자 우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거란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