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마친 서울 강남 한 아파트의 입주가 갑자기 중단됐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이사가려던 주민 400여 세대는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 이유를 박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분 준공 인가를 받아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의 한 아파트.
입주증과 키를 나눠주는 입주지원센터의 문이 굳게 닫혔습니다.
[시공사 관계자]
"오늘부터는 (열쇠 지급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쨌든 조합으로부터 저희가 (진행 상황을) 받아야죠."
지난 달 말부터 시작된 입주가 오늘부터 2주간 돌연 중단된 겁니다.
총 3375세대 가운데 24일까지 입주를 앞둔 400여 세대가 당장 머물 곳이 없어졌습니다.
[재건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
"잠을 못 자고 있습니다. 깜짝 놀랐고, 지금 이사를 못하면 모든 게 지금 다 엉켜버리거든요. 저희 가족은 지금 어디서 지내야 될지 그게 너무 난감하고 길바닥에 지금 나앉게 됐다."
[재건축 아파트 입주민]
"일정을 변경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아요. 가실 곳도 없으실 것 같고 보관이사를 맡겨야 되는데 여러 심적이나 금전적인 손해가 많을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원인은 재건축 조합과 이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유치원과의 분쟁 때문입니다.
보상금 문제로 조합과 마찰을 빚던 유치원이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준공 승인 효력 정지 가처분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법원 판결문이 나왔는데 그걸 무시할 수가 없잖아요. 저희도 답답하죠. 대책이나 이런 것들이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법원은 오는 24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
효력 정지결정이 유지되면 입주 재개를 기약할 수 없고 일반 분양자나 세입자의 줄소송이 이어질 우려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영상취재 : 최혁철
영상편집 : 유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