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택시 가격을 올린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택시 기사 처우가 개선되면 택시 수가 늘어나 택시 잡기 쉬워지지 않겠냐는 계산이었는데요.
택시기사 생활 좀 나아졌을까요?
승객들은 편해졌을까요?
<다시 간다> 이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내일부터 심야 시간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6700원까지 오릅니다. 주간 기본 요금도 천 원 오르고요."
서울 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26%, 심야 할증률이 40%로 오른지 7개월 째.
인상 취지 대로, 택시기사는 수익이 늘고, 손님들은 택시가 잘 잡힐까?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붐비는 서울 번화가 먹자골목입니다.
지금이 심야 할증료가 붙는 새벽 1시인데요.
제 뒤로 빈 택시들이 늘어서있습니다.
[A 씨 / 법인택시 기사]
"사람 많아도 택시 탈 손님이 없으니까 택시들은 기다리는 거고. 손님 태우는 횟수를 보면 많이 준 건 사실이에요."
택시 대란을 빚던 강남역 번화가도 빈 택시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요금 인상 뒤로 승객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B 씨 / 개인택시 기사]
"11시부터 2시 사이에는 승객이 정말 급감해요. 빈차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건 사실 강남 쪽에서는 허용되면 안 되는 얘기거든요."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서울시 택시 이용 건수는 코로나19가 심각하던 지난해 상반기 보다도 6% 감소했고,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보다는 29% 줄었습니다.
[정윤서 / 서울 금천구]
"(택시를) 더 안 타기는 해요, 확실히. 지하철 막차 시간 맞춰서 가고. 아니면 아예 첫차 타고 가든지."
손님이 준데다 택시 회사들이 사납금마저 올리면서 택시기사들은 요금인상의 덕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C 씨 / 법인택시 기사]
"요금이 인상돼서 수익금이 향상돼야 하는데 오르는 부분은 전부 사측으로, 다 사납금으로 인상돼서 기사들은 더 어려움에만 처해 있죠."
요금이 올랐어도 현실이 퍽퍽하다는 겁니다.
[C 씨 / 법인택시 기사]
"사납금 벌기 급급한데 무슨 여유가 생기겠냐고. 그러니까 난폭하게 운전할 수밖에 없고 신호위반 할 수밖에 없고. 내가 남들보다 천천히 가버리면 (손님) 다 뺏기는 거잖아요."
승객들도 서비스 개선은 체감할 수 없다며 불만을 드러냅니다.
승차거부도 여전하고,
[택시 승차 거부 승객]
"(혹시 왜 승차 거부 당하신 거예요?) 신사동 간다니까 안 태운대요. 가까워서 그런 거 같아요. 슬퍼요. 집 가고 싶어요."
가까운 거리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한모 씨 / 서울 송파구]
"도곡동이나 매봉 그쪽에서 택시를 잡을 일이 있었는데 한 30분은 넘게 기다렸던 것 같아요. 강남이라든지 이런 주요 요충지는 오는 것 같은데 좀 그런 곳은 기사님들이 안 잡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기사들끼리 단거리 승객 태우는 걸 쓰레기 처리한다고 말한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있었습니다.
[D 씨 / 플랫폼 택시 기사]
"빈등 켜 있어도 코스 좋은 것만 받는 거예요. 올림픽대로나 간선도로 타는 걸 선호해요. 강남역에서 일산 가면 4만 5천 원, 5만 원 나오거든. 다른 기사들이 안 받는 걸 (플랫폼) 택시가 받는 거예요. 우리끼리, 쓰레기 처리한다 그래요."
승객도, 기사도 불만인 택시요금 인상.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