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전 야구선수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준 후배 야구선수 8명이 KBO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이 선수들은 오재원이 수년간 대리처방을 강요하며 폭행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마약 투약과 수면제 대리 처방 혐의 등으로 지난주 구속 기소된 오재원.
오 씨의 전 소속 구단은 최근 자체 조사 후 대리 처방을 받아준 현역 선수 8명을 KBO에 신고했습니다.
수십 차례 상습적으로 해준 경우도 있었고 일부는 원정 도중 부산, 광주 등에서 대리 처방을 받아주기도 했습니다
오재원은 2021년 초부터 후배들에게 "수면제를 받아오라"고 시켰는데, 팀의 주장이자 무서운 선배였던 오재원의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주장합니다.
[A 선수]
"되게 무서운 선배였어요.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 하는 선수였었어 괜히 밉보였다가 제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 봐…."
거절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건 폭력뿐이었습니다.
[A 선수]
"거절하니까 따로 불러내서 정강이를 두세 번 맞았어요. 그리고 뺨을 툭툭 치면서 '잘하자' 이런 얘기를."
동료들에게 털어놓지도 못했습니다.
[A 선수]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라(고 했어요.)…괜히 말했다가 잘못 귀에 들어가면 피해는 저만 보게 될 거니까. 저는 저만 이렇게 (대리 처방)하고 있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점조직처럼 다른 선수도 더 있었고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흉기로 찌르겠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또 약을 받으면 개인 사물함이나 특정 장소에 놓고 가라 지시하고 원정이나 개인 일정으로 병원에 다녀오지 못하면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대리 처방을 끈질기게 강요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재원 측은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구단과 KBO 측은 앞으로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수사 상황에 따라 자체 징계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이준성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