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성남 라인' 인사로 꼽히는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출처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으로 오광수 전 민정수석 낙마, 임금체불 의혹으로 내정됐던 박송호 전 노동비서관 교체, 비상계엄 옹호 논란으로 강준욱 전 국민통합비서관 낙마가 이어졌습니다.
송기호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은 한 달 만에 경제안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대통령실은 국제통상전문가인 송 실장의 수평 보직 이동이라고 설명했지만, 애초 맞지 않는 인선이었다는 뒷말부터 나오죠.
이 정도면 대통령실 내부 검증에 실패했다는 평가인데요. 논란의 중심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성남 라인'이 있습니다.
"성남 라인에 잘 보여야"
여권에선 대통령실 인사 최종 관문에 '성남 라인'이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바로 김현지 총무비서관과 김용채 인사비서관인데요.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때부터 호흡을 맞춰 온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통령실 입성을 위해 '성남 라인'에 연줄을 대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실에 조금만 관심 있다면 두 사람의 이름을 모르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그 사람들 귀에 들어가기 위해 말 좀 전해달라는 사람도 수두룩하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의원들도 두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과 함께 일했던 보좌진을 대통령실에 입성시키기 위해서죠.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모 의원이 김현지 비서관에게 연락했더니 받지 않는다더라"며 "인사 청탁이 끊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에 입성하려면 김현지 비서관의 '인사 리스트'에 들어가야 하는데, 전화도 잘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김현지 비서관이 인사 실권자라는 세간의 평가에 "과장된 허언"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김 비서관이 인사에 중요하게 개입할 수 없는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1급 비서관 발표 안 해…'비밀주의 인사 시스템' 논란
대통령실은 부인하지만, '성남 라인'이 주도하는 '비밀주의 시스템'을 인사 잡음의 원인으로 꼽는 여권 인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전 정부와 달리 1급 비서관 인선을 공개 발표하지 않는 것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현지 비서관이 키를 잡고 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선 생각해볼 일"이라며 "명확한 인사 기준을 설정해 공개했다면 낙마, 교체도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동석 인사혁신처장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SNS 게시글이나 저서는 그 사람의 생각을 가장 먼저 쉽게 찾을 수 있는 매체 아니냐"며 "그런 것부터 걸러내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24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 및 엄정한 검증을 위해 절차적인 보완을 하고 있다"며 인사 검증 시스템 개편을 예고했죠.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들도 보기 위해 비공개하지 말자"며 당초 비공개 예정이었던 회의를 공개로 종종 돌리기도 해왔는데요. '비밀주의 인사 시스템'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실, '공직 인사 기준'부터 공개하며 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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