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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이웃끼리 매일 살벌한 주차 전쟁
2017-12-19 11:24 뉴스A 라이브

[리포트]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한참동안 해맨 경험, 다들 많으시죠. 주택가부터 아파트까지, 매일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법은 없는 건지 박건영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1]
박 기자가 제일 먼저 한 오피스텔을 찾았다면서요, 왜죠?

네, 주차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빚다가 범죄로 이어졌던 그 사건 현장입니다. 일단, 지난 7월 그 때로 돌아가 보죠.

인천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입니다. 골프채를 들고 나타난 남성이 차량 앞유리창을 부수더니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이중 주차된 차 때문에 자신의 차량을 빼지 못하자 화가 나서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질문1-2]
거의 반 년이 지난 지금 개선이 됐는지, 직접 가 본 거죠.

네 제가 이 곳을 찾은 건 아직 차들이 몰리기 이전인 퇴근 시간 전이었는데요.

주차장은 이미 가득 차 있었습니다. 곳곳에 이중주차를 한 차들도 눈에 띄었고요. 이처럼 주차 공간이 부족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 곳엔 157세대가 살고 있지만, 주차면수는 49면밖에 안됩니다. 그나마 37면은 기계식 주차장이라서 대형 승용차는 세울 수도 없습니다.

당연히 심각한 주차 전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질문2]
그런데 주차장 관련 규정이 있지 않나요?

현행법에서 개인 주택은 가구당 1대의 주차장을 설치해야 하고, 원룸형 주택은 가구당 0.6대의 주차장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면적에 따라 다른데 75㎡에 1대를 기준으로 합니다.

문제는 법이 만들어진 게 1991년인데요. 이후 일부 조항에 개정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죠.

[김도경 /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법에서는) 세대당 한 대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과거에 만들어진 기준이다 보니까 현실 여건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질문3]
아까 본 오피스텔이 법 정해진 후 지어졌는데 그럼 법이 생기기 전 옛날 아파트나 주택가는 더 심각하겠네요?

40년 전 지어진 강남구의 한 아파트는 아예 경비원이 대리주차를 해주고 있었는데요. 주차장이 좁아 이중주차가 필수지만, 수입차는 기어 중립상태로 주차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경비원에게 자동차 키를 맡기는 겁니다.

[경비원]
“운전면허가 없으면 경비 취직을 못 해요. 많이 하는 날은 100대씩 뺐다 박았다 하거든. 경비업무가 주 업무가 아니라 주차 관리가 주 업무라니까.”

주택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데요. 퇴근 시간 인천의 한 주택가 골목길을 찾아가 봤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함께 보시죠.

곡예 운전하듯 자리를 찾는 퇴근길 차들. 금방이라도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현장음]
“어어어…”

[현장음]
“아 부딪혀!”

[질문4] 사람 하나 지나가기도 어려운 곳에서 화재라도 나면 큰일이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소방차가 출동한 현장을 함께 했는데요. 얼마 못가 좁은 골목길 양쪽에 불법 주차된 트럭과 수입차 사이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당시 상황 보시죠.

[현장음]
"그쪽 좀 봐 주세요! (응 잘 볼게.) (이쪽은 괜찮아. 이쪽 차는 벤츠야.)"

결국 트럭 차주와 연락이 닿고 나서야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질문5]
결국, 법이 있으나 마나 주차 전쟁이 치열한데 대안은 있나요?

문제 해결을 위해 각 지자체들마다 공영주차장을 만들고 있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모든 차량의 차고지증명제를 시행하는 일본의 경우를 참조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는 이런 정책을 그대로 도입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때문에 공공기관의 주차장을 일정 시간 이후 개방하는가 하면 비어있는 거주자 우선주차장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유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박건영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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