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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도시 소멸’은 시작됐다…왜?
2018-02-22 11:26 사회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들이 수십 년 뒤 사라진다면 믿기십니까.

사람이 떠나고 폐허가 되는 '도시 소멸'이 농촌이 아닌, 대도시에서도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최주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1]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걱정인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가 소멸된다? 이해가 안 됩니다. 사실인가요?

사람들이 모이는 대도시에서도 도시소멸의 흔적은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부산 영도구를 다녀왔는데요.

부산역에서 차로 10분, 부산의 명물, 영도 다리와는 불과 5분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의 모습입니다.

마치 폐허를 방불케 하는 모습에 집들 곳곳이 비어 있었는데요.

과거 250가구가 모여 살던 곳인데, 지금은 몇 가구나 살고 있을까요.

글쎄요, 한 50가구는 살고 있나요?

불과 13가구만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갈 곳 없는 나이 든 주민들만 남아있었는데요. 이들은 왜 떠나지 못하고 있을까요.

[조모 씨 (60세)/ 아파트 주민]
"(보증금) 200만 원을 주고, (월세) 10만 원을 주기로 했는데….험하니까 유령 아파트라고 이야기한다 해도 이상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인근 상권도 완전히 무너진 상태여서 그 흔한 편의점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질문2-1] 그냥 일부 구의 문제 아닐까요, 혹시 도시 소멸을 확인할 수 있는 척도가 있습니까?

네, 바로 소멸위험지수입니다.

2030 여성 수와 65세 이상 노령자 수를 비교한 수치인데요.

65세 이상 인구가 10명일 때, 2030 여성이 5명 미만인 경우 해당 지역은 30년 안에 없어질 수 있는 '소멸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질문2-2] 그럼 부산의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소멸위험지수가 1 이상이어야 정상인데 부산 영도구는 0.443으로 나타났습니다.

동구의 경우 이미 0.5 이하로 내려갔고, 중구와 서구 역시 소멸 위험 단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상탭니다.

특히 영도구 같은 경우, 일부 동네는 그 상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습니다.

[이상호 / 한국고용정보원 박사]
"(영도구 신선동은) 전체 인구가 1만 명인데, 20~30대 여성 인구는 890명밖에 안 돼요. 0.28이라는 숫자는 농어촌 지역에서도 낙후된 지역에 나타나는 숫자거든요."

결국 부산시는 도시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4개 구를 합치는 유례없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젊은 사람들이 나가면서 지역의 활력이 사라지고. 결국 남은 사람들도 떠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질문3] 우리나라 제 2의 도시마저 이 정도라면 다른 도시들은 더 심각하겠는데요.

놀랍게도 정상 수준에 속한 주요 도시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분석한 결과를 보면요. 인천과 부산, 광주, 대구 등 주요 도시들이 대거 소멸위험군에 포함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질문4] 그런데 각 도시에서 재개발 재건축도 많이 하는데 그래도 해결이 안 되나 보죠?

네, 흔히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쓰는 방법, 바로 재개발, 재건축 같은 토목적 방식인데요. 한계가 분명합니다.

광주의 경우 44곳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구의 경우 지난 5년간 인구가 오히려 1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이명규 /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재개발, 재건축을 활발히 한다고 해도 원도심 자체가 가져야 하는 기능이나 시스템을 제공해주지는 못합니다. 효과가 바로 눈에 띄지는 않는 정책이죠"

[질문4-2]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자체는 전국적인 문제이기때문에, 핵심은 '젊은층 유출을 막고, 유입을 선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도심 소멸 문제에 직면했던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한때 빈집이 8백만 채를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는데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유입 정책으로 해결책 모색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통해 젊은 층을 유입하고, 거기에 맞는 도시 정책이 병행될 때, 사라질 수 있는 우리 도시를 지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네, 지금까지 최주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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