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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빌리고 자녀가 갚는 대출 “합헌”
2024-04-30 19:30 사회

[앵커]
교통사고를 당한 부모에게 국가가 양육비를 대출해주고, 아이가 자라면 직접 이 대출금을 갚게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필요하단 의견도 있지만, 빚을 갚을 자녀의 의사가 반영되기 어려워서 불합리하단 반론도 있는데요.

헌법 재판소는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강 씨 남매는 서른 살이 되면서 본인 명의로 4천만 원가량의 빚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작고한 부친이 남매가 8살, 9살이던 2000년, 교통사고 후 남매 명의로 양육비를 대출받았던 겁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계가 어려우면 교통안전공단에서 양육비를 무이자로 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커 서른 살이 되면 그때부터 자녀가 대출을 갚는 제도입니다.

이 사실을 몰랐던 강씨는 황당할 뿐입니다.

[강모 씨]
"내가 이 빚을 가지고 과연 새로운 가정을 시작해도 되나, 왜 내가 쓰지도 않은 돈을 내가 계속 갚아나가야 되는지…"

결국, 헌법소원을 냈는데 재판관 의견은 5대4로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헌재는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대출 형태가 적정하다"며 합헌을 결정했습니다.

반면 4명의 재판관은 "부모가 임의로 어린 자녀들에게 빚을 지우는 건 위헌"이란 의견을 냈습니다.

시민 반응도 엇갈립니다.

[정호형 / 경기 고양시]
"부모가 돌봄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원해주는 건 괜찮은 방법인 것 같고."

[최승권 / 서울 관악구]
"부모의 강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생각하는 능력도 부족한 미성년자다 보니까…."

강 씨 남매는 자신들을 위해 대출금이 사용된 적 없다며 민사소송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훈 김덕룡
영상편집: 조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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