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됩니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같은 산업 현장 참사를 막는 그러니까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그 반대 현상도 낳고 있습니다.
먼저 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감이 뚝 떨어졌다는데, 그 현장에 구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컴컴한 새벽 시간, 버스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내립니다.
새벽 5시가 가까워지며 점점 불어난 인파는 한산했던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오늘의 일터를 찾아 인력시장에 나온 일용직 노동자들입니다.
겨울철이라 가뜩이나 일감이 적은데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후에 더 줄었습니다.
[송현조 / 일용직 노동자]
"광주 사고 때문에 올 스톱된 데 많아요. 거의 (일) 못 나가요. 여기 한두 명 나가고."
현장 안전 규정이 엄격해진 건 다행이지만 당장 일감이 줄어 타격이 큽니다.
[박용문 / 인력사무소 관계자]
"콘크리트 양생 기간이 광주 사고로 인해서 더 길어졌잖습니까. 그러다 보니 공정은 길어질 거고, 사람도 그만큼 투입이 조금씩 될 거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사흘 뒤부터 시작되지만 인력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산업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형사 처벌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당장 60대 이상 고령 근로자에게 불똥이 튀었습니다.
부상 위험이 크다며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인력사무소는 신분증과 혈압까지 검사합니다.
[인력사무소 관계자]
"나이가 60이 넘었다든가 하면 돌려보내는 추세인데. 오늘은 3~4명 정도 돌려보냈어요."
지금 시각 새벽 5시 30분을 넘겼습니다.
이제 일감 배정이 끝난 시간인데 아직 거리에는 일감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60대 노동자]
"지금까지 못 나가면 뭐 없다는 뜻이지. 60살 넘으면 안 쓴대. 집에 가라고 해."
[60대 노동자]
"굶어 죽을 판이야. 일이 없어서. 국가에서 나이 연장 좀 했으면 좋겠어요."
더욱 안전한 작업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법 시행을 앞둔 시점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 걱정이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