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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유산균은 천연 백신…‘바이러스 퇴치’ 효능 첫 확인
2023-10-10 19:44 경제

[앵커]
묵은지의 유산균이 바이러스를 잡는다는 사실,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바이러스의 정보를 저장해뒀다가 다시 침입하면 방어하는 일종의 '백신같은'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정현우 기자가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기자]
김치통에서 푹 익은 묵은지를 꺼냅니다.

가위로 잘게 자른 뒤 믹서기로 갑니다.

가정집 주방이 아니라 세계김치연구소의 실험실입니다.

연구팀은 이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묵은지 속 유산균의 균주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실험을 위해 전국 곳곳의 6개월 이상 저온 숙성한 묵은지 34개가 사용됐습니다.

분석 결과 서른 개의 묵은지에서 페디오코커스 이노피나투스라는 균주가 우세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균주는 한 번 침입한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스스로 저장해뒀다가 비슷한 바이러스가 나중에 다시 침입하면 이 정보를 활용해서 방어에 나섭니다.

기존에 숙성김치에서 발견된 유산균은 바이러스의 증식이나 체내 세포에 달라붙는 걸 막았다면 일종의 백신 역할을 하는 균주가 발견된 건 처음입니다.

[장해춘 / 세계김치연구소장]
"다른 경우(일반 김치)에는 바이러스 하나만 무력화하는 유전자를 가져요. 이 경우(묵은지)에는 20여 개의 다양한 바이러스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이 밝혀져서."

연구진은 김치의 첫 숙성 단계에서부터 이 균주가 포함돼 있고 묵은지로 익어갈수록 가장 지배적인 균주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김치 유산균은 암 증식과 노화를 막고 혈전과 장내 독성 물질 등을 제거한다고 알려져 해외에서도 김치의 인기가 높습니다.

또 감기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억제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김치 유산균을 통해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예방 치료가 가능할지 계속해서 균주의 바이러스 퇴치 효능에 대해 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영상취재 : 고도연(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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