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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포착]조국, 죽창가 올리더니 일제 볼펜?
2019-09-03 17:31 정치 데스크

#죽창가 올리더니 일제 볼펜?

어제 급하게 마련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

각 정당의 의원총회 장소로 자주 쓰이는 본청 246호 앞에 파란색 천이 깔린 책상도 마련됐습니다.

회의장에서 간담회를 시작한 조국 후보자, 그런데요. 사람들의 시선은 곧이어 조 후보자의 손, 들고 있는 이 볼펜에 집중됐습니다.

조 후보자가 들고 나온 이 검정색 볼펜이 일본기업 '미쓰비씨 연필'의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이었죠. 조 후보자는 한 드라마 배경음악을 언급하며 고 김남주 시인이 작사한 '죽창가'를 SNS에 올렸죠.

당시 이 글 때문에 조국 민정수석이 반일감정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또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0월 조 후보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프로야구 시구자로 나섰을 때 일본 브랜드 운동화를 신은 것을 비판하며 "다음부턴 국산 운동화를 신어달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첫번 째 쉬는 시간이 지나고 다시 간담회가 시작됐을 때. 조 후보자의 일제 볼펜은 국산 연필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모른다'로 일관한 조국

어제 조국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나온 질문은 모두 100개였습니다.

함께 지켜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조 후보자가 차분하게 잘 대답했다고 평가했는데요.

과연 그랬을까요?

#웅동학원 질문에는
"서명을 쭉 돌리면 서명을 하는 정도였던 것이지 그때나 지금이나
경영 경제 쪽은 잘 모릅니다 지금도.

#재산 관련 질문에는…
[기자]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는) 후보님 본인이 직접 하셨던 거죠?"

[조국 /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닙니다. 그 신고는 제 처가 했습니다. 왜냐하면 재산의 상당 부분이 제 처라서…
제가 꼼꼼히 보지도 않고 실제로 예금이 얼마 있는지 보험이 얼마 있는지 주식이 얼마 있는지 제가 모르기 때문에>
공인인증서로 제가 로그인을 하면 <제 처가 들어와서 다 입력을 했습니다."

#자녀 인턴에 대해서는…
"저희 아이들 표현으로 가성비가 있건 없건 닥치는 대로 했다. …<상세하게 어디에서 뭘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저는 사실 모르는. 기억이 잘 없어 가지고요. KIST 자체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데."

야권에서 의혹과 관련된 증인 채택을 요구했을 땐 민주당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했었습니다.

후보자가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는 거였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일)
"남편이자 아버지 앞에서 아내와 딸, 그리고 어머니를 증인으로 부르자’는 이런 패륜적인 증인 요구는 처음 봤습니다.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습니까?

[송기헌 /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 (지난달 30일)
"기본적으로 <후보자가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후보자 얘기하는 거와 가족 얘기하는 거와 뭐가 다르겠어요, 같겠지? <후보자가 다 물어보지 않겠어요? 가족한테?>"

하지만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국 후보자가 직접 답변한 얘기는 부인이 해서 '모른다'' 자녀 인턴 활동은 상세히 '알지 못한다', 웅동학원 일에 대해선 서명만 하는 정도였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짜증난 조국…홍익표 vs 기자 '설전'

장시간의 간담회를 마친 조국 후보자가 국회를 나섭니다. 기자들과 마지막 비공식 브리핑을 가졌는데. 다소 지쳐 있는 모습이죠.

11시간 정도 이어진 간담회. 막바지에 이르자 조 후보자의 발언에도 뾰족하게 날이 서기 시작했습니다.

[조국 / 법무부장관 후보자]
"저희 어린아이가 1저자, 2저자 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고등학생입니다."

[조국 / 법무부장관 후보자]
"그 문제는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저희 돌아가신 아버님이 아는데 (중략) 어떻게 해야 제가 알 수가 있겠습니까. 돌아가신 아버님에게 물으러 가야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조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각종 의혹에 대해, 준비해 온 설명자료를 동원해 소명했는데요.

이런 간담회 방식을 두고 이런 지적도 나왔습니다.

[기자]
"후보자께서 20분 넘게 본인의 해명만을 죽 얘기하셨는데요" (홍익표 대변인이) 기자들 질문에 대해서는 수차례 끊으면서 (중략) 이렇게 질문도 요청이 안 되고 기울어진 운동장의 간담회 형식을 보고 국민들은 공정한 해명의 자리라고 납득할 수 있을까요?

홍익표 / 민주당 수석대변인
"오늘의 자리가 청문회보다 미흡하다고 분명히 말씀드렸고요. 기울어진 관계냐 기울어진 운동장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하려는 기자들이 계속 손을 들자 사회를 보던 홍익표 대변인은 중복된 질문은 가급적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질문 요청이 이어지면서 자리에 앉아있던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한숨을 쉬고, 기자의 질문 내용을 소리 내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어떠한 질문도 받겠다 하셨는데. 자꾸 이렇게 (뭘요?)
사전에 어떤 질문도 받겠다 (다 받지 않았습니까?) 하셨는데 이렇게 <기자가 질문하는데 탄식하시고> 이렇게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
"그건 뭐 각자의 반응이 있으니까요. 이것으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홍 대변인의 마지막 답변에 허탈한 웃음을 보이는 기자의 모습도 포착됐네요.

결국 조 후보자의 질의응답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순간포착이었습니다.
김민지 기자 (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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